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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김정일 후계 문제 염두에 두고 방중 한 듯”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 체제’를 염두에 두고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지 않은 것은 미국에 대해 나름대로 불편한 심기를 보인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의 시각을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을 ‘권력 승계’ 맥락에서 보고 있습니다. 불과 석 달 전에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것을 감안하면 ‘후계 문제’외에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26일 오전 지린성에 있는 ‘위원중학교’를 방문한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1920년대 김일성 주석이 다닌 곳으로, 김 위원장이 이 학교를 방문한 것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의 혁명 혈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의 부르스 클링너 연구원의 말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부르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위원장이 지린성의 중학교를 방문한 것은 혁명의 혈통을 강조하거나 이번 방중 일정이 짧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오후 지린성의 한 호텔에서 중국의 고위 당국자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곧 열릴 당대표자회를 포함해 후계 문제를 중국에 설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분석 센터의 켄 고스국장의 말입니다.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다음달에 열릴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어떤 직책을 맡게 될 지 중국측에 사전 설명했을 공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권력 세습을 앞두고 중국에 사전 설명한 사례가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74년 김일성 주석은 베이징을 방문해 마오쩌뚱 주석에게 자신의 아들 김정일이 권력을 물려 받을 것이라는 것을 귀띔했습니다. 이와 관련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미-한 정책센터 소장은 중국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그리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중국은 과거에도 북한의 권력 세습을 반기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그리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김정일위원장이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중국으로 떠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그 같은 행보가 미국보다 중국을 중시하겠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카터 전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중국으로 떠난 것은 미국을 제쳐놓고 중국을 중시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자신을 만나달라’고 간청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중국으로 떠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부르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위원장은 과거에도 외부 인사에게 면담 여부를 알려주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자신이 카터 전 대통령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중국에 갔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는 것은 북한에게 손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소장의 말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는 것은 북한이 정책 선회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된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 석방을 위해 지난 24일 민간인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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