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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 달 ‘식량난이 가장 큰 고민’

  • 최원기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오늘로 꼭 한 달이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문제가 김정은 후계체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김정은 등장 한 달을 정리해드립니다.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은 한 달 전인 지난 9월28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대표자회를 계기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북한 방송원)인민군 군사칭호를 다음과 같이 올릴 것을 명령한다. 대장 김경희, 김정은…”

이날 평양에서 열린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은 인민군 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당 중앙위원 등 3개의 칭호와 직책을 부여 받았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틀 뒤인 30일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검은색 인민복에 머리 양쪽을 짧게 자른 김정은은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했습니다. 김정은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해 한국의 북한 전문가인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김일성 주석의 후광을 활용하기 위한 연출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나이가 2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제2의 지도자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혁명 경력이 없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후광을 빌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김정은은 첫 공개 행사로 10월 5일 군 부대를 방문했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강원도의 7사단을 방문해 군인들의 훈련을 지켜봤습니다.

그로부터 닷새 뒤인 10일 김정은은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김정은은 이날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주석단에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조선인민군 최고 사령관 동지,조선노동당 창건 65돌 경축 열병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후 김정은은 지난 25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군의 6.25 참전 60주년 군중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김정은은 또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국가안전보위부를 시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난 한 달간 김정은의 행적을 볼 때 북한 당국이 후계체제 구축을 상당히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의 말입니다.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일은 20년에 걸쳐 김일성으로부터 직책을 하나씩 물려받았는데, 김정은은 후계 작업을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또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호가 급부상하는 것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해 68세인 리영호는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으며 5명뿐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도 진입했습니다. 리영호는 또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열병식을 지휘하는가 하면 김정은을 그림자처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의 말입니다.

“김정은 시대에 군을 주도하는 리영호 총참모장이 3개 주요 기관에 다 들어있습니다. 이는 리영호를 매개로 해서 김정은 후계자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는 김정은의 등장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왕조시대도 아닌 21세기에 3대에 걸쳐 권력을 세습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얘기입니다. 미국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박사의 말입니다.

“로버트 스칼라피노 박사는 북한의 3대 세습은 마르크스나 사회주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이는 북한 김일성-김정일 일가가 권력을 계속 잡기 위한 장기 집권 시도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의 등장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지인들과 자주 전화를 하는 탈북자 김은호씨의 말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해 근본 신경을 안 써요. 그 사람이 되던 김정일이 계속하던 개의치 않아요. 정치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북한의 권력 세습이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10일 북한에 북-중 관계를 의미하는 선물을 보낸 데 이어 25일에는 궈보슝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평양에 보내 양국 혈맹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 인제대학교의 진희관 교수는 북한이 김정은 후계체제를 굳히려면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새로운 체제를 꾸려가려면 많은 자원의 지원이 필요한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중국밖에는 없죠…”

전문가들은 식량난이 김정은 후계체제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자리를 잡으려면 우선 먹는 문제를 해결해, 주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는 데,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천4백만 주민들이 그런대로 먹고 살려면 북한은 한해 5백20만톤 정도의 쌀과 옥수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홍수와 비료 부족으로 4백만 톤도 제대로 생산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1백만톤 이상의 식량을 구하는 것이 김정은 후계체제의 당면 과제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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