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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기자회, "김정일은 언론 약탈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언론자유를 약탈하는 지도자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38명의 약탈자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감시단체 국경 없는 기자회는 매년 세계 언론자유의 날에 언론을 심각하게 탄압하는 `약탈 지도자’ 명단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가 3일 발표한 올해의 약탈자는 38명으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다시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의 벤자민 이스마엘 아시아태평양 담당자는 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김정일은 언론 약탈자 가운데서도 최악 중 최악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언론 탄압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시리아나 파키스탄조차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북한 내 언론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는 겁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을 투르크메니스탄 등과 함께 최악의 전체주의 정권의 하나로 꼽았습니다. 상상하기 힘든 잔인함과 극도로 중앙집권화 된 권력, 숙청과 선전선동이 일상화된 북한에서 주민들이 누릴 자유의 공간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김정일 위원장을 폭군으로 지칭했습니다. 김정일과 후계자인 아들 김정은 등 그의 가족은 북한을 계속 끔찍하게 고립시키고 있으며, 북한의 언론은 주로 김정일 부자에 대한 우상화의 도구로 사유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김정은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김정일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기아로 수 백만 명이 숨진 사실을 언론이 다루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서 모든 언론은 김정일 부자의 활동을 첫 머리에 다루고 있으며, 김정일에 대한 철자를 잘못 쓸 경우 혁명화 대상에 오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벤자민 이스마엘 씨는 북한은 내부 뿐아니라 외부의 일반적인 정보 조차 제대로 접할 수 없는 폐쇄적인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폐쇄성 때문에 외부에서 북한으로 보내는 대북방송을 과연 얼마나 듣고 있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보고서에서 김정일이 중국에서 외국 비디오와 잡지, 전화, 컴퓨터, CD 가 들어오는 것을 금지시켰고 관련자 처벌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손전화기 (휴대폰)을 사용하던 일부 주민이 처형됐거나 정치범 관리소에 수감되는 등 탄압이 강화됐다는 겁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이어 김정일은 대북방송에 대해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며, 탈북자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자유북한방송’ 등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한 사례를 지적했습니다.

벤자민 이스마엘 씨는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며 뉴스를 들을 수 있는 길은 북한이 민주화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화는 언론자유를 통해 오고, 때로는 언론자유가 민주화가 될 때 보장되기 때문에 결국 유일한 길은 민주화의 길이란 겁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언론 약탈자 38명에는 김정일 위원장 외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이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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