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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김정일 위원장 방문 확인 안 해

  • 온기홍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이후 석 달 여 만에 또다시 이뤄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방문에 대해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지 하루가 다 돼 가지만 이 시간까지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간 정상 방문의 중국 쪽 창구인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여부와 관련해 일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국무원 산하 외교부도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확인해 달라는 외국 언론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이에 대한 공식 브리핑이나 홈페이지를 통한 발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의 관계자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면 이는 비공식 방문이고 공산당의 초청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오늘 현지 지역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답)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방문 첫 날 방문한 지린시의 위원중학교 부근과 베이산공원 혁명열사능 근처에는 경찰과 군 병력이 진을 치면서 삼엄한 경비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가 오늘 새벽 통과한 북-중 접경도시 지안시에는 어제부터 무장경찰이 도시 경계경비를 강화하는 모습이 관측됐고, 시내 호텔도 일반인의 숙박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이후 지난 5월까지 다섯 차례의 중국 방문 때 전용열차를 타고 신의주-단동 구간을 이용했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단동시에서는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방중 때와 달리 특별히 경계가 강화된 흔적이 없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지나는 압록강철교가 내려다보이는 압록강변 호텔도 일반인의 숙박 제한을 하지 않은 채 평상시처럼 영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주 폭우로 압록강 유역이 홍수 피해를 입어 단동에서도 복구 사업을 하는 상황에서 외국 정상이 단동 지역을 열차로 지나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과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중국 쪽에서는 이번에도 고위 관계자가 김정일 위원장을 영접하고 동행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누가 김 위원장과 동행하고 있나요?

답) 이 부분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 쪽에서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사례로 볼 때 중국 공산당 내 한반도 정책 총괄 책임자인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5월 방중 때처럼 동행한 것을 비롯해, 지린성 당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마중나와 안내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 권력서열 6위로 2년 뒤 최고 지도자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앞서 랴오닝성 창춘시에 도착해 오늘 김정일 위원장을 영접하기 위해 지린시로 향했다는 소식이 외신과 이곳 소식통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시진핑 부주석은 오늘 베이징에서 우루과이 부대통령을 영접했습니다.

지난 5월 초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중국 권력서열 7위인 리커창 수석부총리의 영접을 받으면서 다롄시의 산업현장을 둘러봤고, 방중 사흘째인 5월6일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김정일 위원장이 베이징에 있는 중관춘 생명과학원을 방문할 때 직접 안내를 맡았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만날지 여부가 관심인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요?

답) 그에 대해 전망이 분분한데요,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다섯 차례의 중국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베이징을 들러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과 회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5월 초 4년 만에 전격적으로 방중했을 때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주석 외에 정치국 상무위원 9명과 각종 행사를 통해 모두 만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에는 베이징까지 가지 않고 중국 동북 3성에 머물면서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수뇌부를 만나면서 경제 분야 행보에 주력하다가 귀국할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린성의 창춘에서 지린, 두만강 유역을 2020년까지 경제벨트로 묶어 낙후지역인 동북3성의 중흥을 꾀하는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나아가 동해 진출을 위해 북한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을 동북 3성 개발현장으로 안내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중국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에 중국을 전격 방문한 배경에 대해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나요?

답)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5월 초에 이어 석 달 여 만에 중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중국 내 외교와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다른 특수한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음달 초순 열리는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중국을 다시 방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상하이 푸단대학의 국제문제 전문가 차이지앤은 북한은 후계 문제와 관련해 중국 쪽에 통보를 해야 할 필요를 느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에 김정은이 동행했을 가능성에 중국 내 전문가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수해 등으로 가중되고 있는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경제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6자회담 재개를 통한 대북 제재 국면 전환을 협의하기 위해 전격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 끝으로, 중국 언론매체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요?

답)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통제 하에 있는 언론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방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때와 같은 모습인데요, 중국 언론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중국을 다섯 차례 방문했을 때 매번 방중 소식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떠난 뒤 관영통신사인 신화통신을 통해 보도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일부 포털 사이트들은 외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방중 기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토론 사이트와 게시판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안시를 방문해 공안의 경비가 삼엄하다는 소식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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