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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책 출간…3대 세습 비판도


‘아버지 김정일과 나’ 책 표지 전면

‘아버지 김정일과 나’ 책 표지 전면

지난 달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일본의 한 신문기자와 주고받은 전자우편과 인터뷰 내용이 책으로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김정남은 북한의 3대 세습을 강하게 비판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를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문)김 기자, 김정남의 인터뷰 내용이 일본에서 책으로 출판됐다구요?

답)네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편집위원이 김정남과 주고받은 전자우편과 인터뷰를 ‘아버지 김정일과 나’라는 책으로 묶어 냈습니다. 고미 편집위원은 2004년 베이징공항에서 우연히 김정남과 만난 게 인연이 돼 이후 네 차례에 걸친 인터뷰와 150여통의 전자우편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김정남은 북한 정세와 후계체제, 개혁개방 등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문)가장 눈길을 끄는 게 북한의 3대세습에 대한 비판인데요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네 김정남은 전자우편 곳곳에서 “권력 세습은 세계적인 비웃음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세습은 과거 봉건왕조 시기를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는 일로 사회주의와도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주목할 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당초 3대 세습에는 부정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결국 3대 세습을 추진한 것은 북한 주민들이 이른바 '백두의 혈통', 그러니까 김일성 주석의 혈통만 믿고 따르는데 익숙해져 있어 김 씨 혈통이 아닌 후계자가 등장하면 시끄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남 페이스북 사진

김정남 페이스북 사진

문)북한이 남한의 연평도를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말했다지요.

답)네 그렇습니다. 김정남은 “처음에는 남북 어느 쪽이 먼저 도발했는지 판단히 어렵다”고 했는데요, 언론 보도로 북한의 공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전세계가 동생을 나쁘게 보는 것이 마음 아프다. 동생이 동족에게,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해 악명 높은 지도자로 묘사되지 않길 바란다. 동생을 보좌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라고 했습니다.

문)그런데 북한이 이런 비슷한 도발을 또 할 수 있다고도 했다던데요.

답)네. 김정남은 "한국은 공격을 받아도 전쟁이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는 것 같다“며 ”북한이 한국의 이런 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비슷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은 서해 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핵 보유나 선군정치에 모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김정남은 북한의 국력은 핵에서 나오고 있다며 미국과의 대립 상황에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정남은 또 핵 보유국이 외부에서의 압력으로 핵을 포기한 전례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북한처럼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생존 위기를 느끼고 있는 나라가 핵을 포기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문) 김정남이 북한의 미래에 대해 전망한 내용도 있나요?

답)네 김정남은 북한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정남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북한이 지금 매우 초조해하고 있다면서, 아버지 김정일이 군을 배경으로 나라를 통치했지만 군의 권력이 너무 비대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계 작업이 실패하면 반드시 군이 실권을 쥘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정남은 또 북한을 계속 몰아붙이면 도발을 바라는 북한 군부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김정남이 권력 후계자에서 밀려난 것이 개혁개방 필요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던데요.

답)네 그렇습니다. 김정남은 책 곳곳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주장했습니다. 김정남이 스위스 등 해외여행을 많이 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에 물들었다고 아버지 김정일은 생각했다는 겁니다.

김정남은 또 “북한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후계자가 된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부정적이라면 과연 동생이 앞으로 어떻게 북한을 발전시킬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김정남은 개혁개방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 유치에 필요한 보호정책이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한국과 맺은 금강산 관광개발 독점권을 자기 마음대로 취소하고 한국의 현대그룹이 건설한 금강산 시설을 일방적으로 빼앗는 것과 같은 무지의 행태를 계속 보이면 북한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문)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맡고 있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나요?

답)네 고미 편집위원은 수 차례 고모부 장성택과 고모 김경희에 대해 질문을 던졌지만 이렇다 할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정남은 “고모부도 개혁개방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개방 시에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정보로 북한이 내부 붕괴될 것을 우려해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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