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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전 차관보, “북한, 진지한 변화 보일 가능성 없어”


북한은 현재 내부적으로 격렬한 상태에 있는 것이 분명하며, 따라서 어떠한 압력을 받더라도 진지한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미국의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말했습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또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대북 추가 제재와 관련,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일부 제재의 경우 효과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제임스 켈리 씨를 전화로 인터뷰 했습니다.

문) 켈리 전 차관보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경우에는 불법자금과 합법자금을 구별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국이 추가 대북 제재를 시행한다면 북한이 국제금융체제로부터 더욱 고립될 텐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북한을 압박하려 한다고 보십니까?

답) 북한은 체제 특성상 합법적인 활동까지도 일부 정치적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대북 제제는 중국의 역할 때문에 더 복잡한 양상을 띱니다. 북한과 중국이 엄청난 규모의 물자를 교역하고 있기 때문이죠.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은 했지만 미국이 원하는 것 보다 분명 좁은 범위의 제재를 지지하고 있을 것이고, 따라서 대북 제재의 효과에 일부 한계가 있을 겁니다. 북한의 불법활동과 합법 활동을 구분하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일인데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는 합법으로 보이는 북한의 경제활동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문) 과거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으로 비춰볼 때,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가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바꿀 만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답) 추가 대북 제재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있습니다. 바깥에서 파악하기 매우 어렵기는 하지만 북한은 현재 내부적으로 중대하고도 격렬한 상황에 있는 게 분명합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북한이 어떠한 압력을 받더라도 진지한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제재는 필요합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천안함 침몰 사건은 명백한 북한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문)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이행하는 데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일 텐데요, 중국의 협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답)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중국은 북한의 행위에 대응한 압력이나 제재보다는 한반도의 안정을 더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이런 입장 차이는 쉽게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일부 대북 제재는 효과가 상당히 제한될 것입니다. 하지만 금융 제재는 중국과 북한 간의 거래가 아니라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 미국은 지난 2005년에도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을 때 북한에 제재를 가했습니다. 지금 상황은 2005년과 어떻게 다른 겁니까?

답) 2005년에 미국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제재를 가했을 때 미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도 이 제재가 얼마나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지 알지 못했습니다. 제재 대상이 된 북한 자금은 액수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위신과 다른 거래 은행들에 대한 영향은 예상보다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향의 일부는 일회성이기 때문에 또다시 반복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2005년 당시와 지금 상황은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 몇 년 동안 금융 거래를 더 복잡하게 만들 시간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까운 장래에 2005년 당시와 같은 극적인 효과를 목격할 가능성은 낮아졌습니다.

문) 일부에서는 북한 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미국과 북한 간에 고위급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미-북 간 고위급 대화는 어떤 조건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미-북 관계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고위급 대화는 최고 지도자와의 대화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 지도부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 고위급 대화가 이뤄질 때가 아닐 겁니다. 대화는 양쪽 모두 뜻을 갖고 진지하게 임할 때 가능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과 고위급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북한의 내부 사정이 어떤지, 그리고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무엇인지 모두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문)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전 행정부로부터 배워 야 할 교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답) 북한 문제는 쉬운 해결책이 없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도 이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린턴 국무장관과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측과 진지한 논의를 했고 부시 전 행정부 인사들과도 협의하고 과거 경험을 연구했습니다. 비판론자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너무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할 수 있겠지만, 진전이 없는데도 기대 수준을 높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오히려 신중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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