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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영화 ‘두만강’ 상영


미국을 국빈방문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국빈만찬 중이던 어제 (13일) 저녁, 워싱턴의 한 민간단체에서는 탈북자를 소재로 한 영화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행사장을 다녀왔습니다.

영화 장면“할아버지 오늘에 강변에서 얼어 죽은 사람을 셋이나 발견했답니다…… 할머니 어디메 갑네까? 가 건너가잖아. 할머니 그 쪽 사람들이 다 굶어 죽는다고 하는데 그 가서 뭐합니까?”

두만강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그 두만강 위로 식량을 찾아 건너온 북한 아이와 조선족 마을 소년 사이에 우정이 싹틉니다.

영화 장면: “니 이름 뭐야? 정진이다. 니는? 창호다. 우리 오느라고 굶었다. 먹을 것 좀 없니? 내 먹을 것 있다. 근데 조건 하나 있다. 볼 시합하자……..”

하지만 세상의 차가운 현실은 국경을 가르는 두만강처럼 그 우정마저 얼어붙게 합니다.

중국 조선족 장률 감독이 제작한 영화 ‘두만강’ 상영회가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렸습니다.

‘두만강’은 탈북자들을 소재로 북-중 국경 지역의 조선족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파리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주요 상들을 받았습니다.

뉴욕의 비영리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함께 이 영화를 공동 주최한 한미경제연구소의 아브라함 김 부소장은 정치적 색채가 강하지 않으면서도 열악한 상황에 놓인 탈북자들의 삶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영화여서 상영회를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소장은 한미경제연구소가 올해부터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함께 ‘영화를 통한 한국정치의 이해’ 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지난 봄 코믹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 이어 두 번째로 ‘두만강’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상영회에서 축사를 한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스티븐 노퍼 수석 부회장은 정치 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교하게 그린 보기 드문 수작이라며 영화 ‘두만강’을 소개했습니다.

아이들의 우정 관계, 탈북자들을 대하는 조선족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인간 본질의 관계를 깊이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영화장면: “요즘 들어 강 저쪽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터네 우리 마을에 피해가 아주 큽니다. 탈북자들을 발견하면 예 제때 제때 정부에 신고하기 바랍니다” ….”창호야 내 간다. 내 꼭 약속 지킬게” “무슨 약속?” “이제 볼 시합한다며. 내 꼭 올게”

조선족 마을 사람들은 허기진 탈북자들을 도와주지만 점차 물건과 가축이 없어지고 탈북자를 돕던 조선족이 체포되자 온정은 분노로 바뀝니다. 중국 공안은 탈북자들을 계속 체포하고 탈북자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주인공의 누나는 오히려 성폭행을 당합니다.

영화는 특히 성폭행 장면에서 텔레비전에 비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 지도 보도 소리를 의도적으로 크게 높여 무고한 백성을 탄압하는 김정일 정권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묘사하는 등 많은 상징적 요소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날 상영회에 참석한 관객들은 영화가 강렬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민족의 정서와 현지의 실상을 모두 이해하지 못해 좀 어렵긴 했지만 극적 요소와 휴머니즘을 통해 탈북자들의 현실과 인간의 내면을 잘 표현했다는 겁니다.

상영회를 공동 주최한 한미경제연구소는 앞으로도 여러 한국 영화 상영을 통해 한반도의 다양한 모습을 미국인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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