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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인기 간식 '초코파이' 지급 중단 요구


지난해 9월 한국 파주에서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의 차량에 '초코파이' 상자가 실려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9월 한국 파주에서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의 차량에 '초코파이' 상자가 실려있다. (자료사진)
최근 개성공단에서 북한 측 관계자들이 남측 기업들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지급해온 ‘초코파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북측 근로자를 관리, 감독하는 북측 직장장들이 지난달부터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지급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남측 기업에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대표는 상당수 입주기업들이 초코파이 지급 중단을 요청 받아 현재 중단한 상태라며, 초코파이를 대체할 다른 간식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입주기업들 가운데는 초코파이 대신 고기나 밥, 또는 달러 지급을 요구 받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까지 북한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거부 입장을 통보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그동안 북한 근로자들에게 한 사람 당 하루에 많게는 10개까지 초코파이를 야근수당 등의 명목으로 지급해 왔습니다.

5만 2천여 명에 달하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하루에 받는 초코파이 개수만 40여만 개로, 초코파이는 북한 장마당에서 최고 인기상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말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김모 씨는 장마당에서 초코파이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모 씨] “북한 사람들이 먹고 싶어하는 과자죠. 그런데 장마당에서 초코파이가 많지 않아 주로 잘 사는 집 사람들이나 생활이 풍족한 사람들이 사먹죠.”

북한은 평양의 공장에서 자체 생산한 초코파이를 팔기도 했지만, 한국산 초코파이의 인기에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초코파이의 유통을 막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초코파이의 상징성을 감안해 일차적으로는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또 북측이 초코파이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달러를 대신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갑작스런 초코파이 지급 중단 요구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북한은 남측 민간단체의 물자 지원 뿐아니라, 남측 인사들의 방북도 불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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