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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과 공동으로 북한 붕괴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


일본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미국과 함께 강도 높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북한에 강력한 견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도쿄의 김창원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현재 일본에서는 미-일 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죠?

답) 네 이미 지난 주 금요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훈련이 잡혀 있어서 일주일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앞서 있었던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지난 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나흘간 치러졌는데, 이보다도 기간이 훨씬 깁니다.

문) 한국군과 미군이 서해에서 합동군사훈련을 마친 후 바로 실시하는 건데요, 이례적이지 않나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바라보는 한국, 미국, 일본의 사태 인식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기간 뿐만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지금까지 있었던 미-일 합동군사훈련보다 강도가 훨씬 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훈련에 동원되는 인원 수도 상당하다면서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일 양국은 이번 훈련을 ‘Keen Sword’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예리한 칼’이라는 의미인데요, 양국 모두 합쳐 약 4만4천 여명의 병력이 투입됩니다. 미국에서는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비롯한 함정 20척과 항공기 150대, 병력 1만 여명이 참가하고, 또 일본은 이지스함 등 함정 40척과 항공기 250대, 자위대 병력 3만4천 여명을 동원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훈련이 지금까지 있었던 9번의 합동군사훈련보다 규모가 가장 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일 양국은 이번 훈련을 통해 미사일 방어체제를 비롯해 해상과 항공 작전 체계를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양국 간 전력공조 태세를 북한에 확실히 과시하겠다는 의도도 보입니다.

문) 일본이 미국과 함께 북한 붕괴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작성한다는 소식도 들리던데요?

답) 네. 일본 아사히신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과 함께 북한 붕괴에 대비한 정책협의를 조만간 시작할 계획입니다. 일본 정부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 후계자로 지목된 3남 김정은에게로의 권력 이양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변수 발생 등으로 북한 상황이 급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정권 붕괴로 대량 난민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미국과 함께 비상대책 계획을 짠다는 겁니다.

미-일 정책협의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준비해놓고 있는 ‘개념계획 5029’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정책협의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 핵실험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김 기자, 일본 정부가 연내 확정하는 신방위계획대강에서 북한을 군사적 위협으로 공식 규정한다고 하는데,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처음 아닌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안에 국가 방위전략을 담은 신방위계획대강,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줄여서 ‘방위대강’이라고 하는데요, 이 방위대강에 북한을 위협요소로 구체적으로 적시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북한을 가상의 적으로 분류하는 것이지요.

방위대강이라는 건, 앞서 잠시 말씀드렸듯이, 방위전략이나 방위 계획 같은 국가방위의 기본방침을 담은 겁니다. 1957년 처음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상황 변화에 따라 조금씩 수정돼왔습니다. 이번 방위대강 수정은 2004년 이후 6년만인데요, 북한의 잦은 도발 위협과 중국의 해군력 팽창이라는 안보환경의 변화에 맞춰 대응계획을 다시 조정하는 겁니다.

특히 일본은 이번에 방위대강을 개정하면서 북한의 테러 감행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인근에서의 중국과의 충돌을 가정해 해군과 공군이 입체적인 작전을 벌일 수 있는 ‘기동방위 전략’ 개념도 새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문) 그렇군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북한의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에게 3년 내에 쌀밥에 고깃국을 먹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일본에서 나왔던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6일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달 초 평양에서 열린 한 회의 석상에서 “3년 내 국민경제를 1960, 70년대 수준으로 회복시켜야 한다”며 “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기와집에서 비단옷을 입고 사는 생활수준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21세기에 ‘쌀밥에 고깃국’ 이야기는 좀 시대착오적인 말 같기도 하네요.

답) 네 좀 그렇습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북한의 일반주민 생활이 얼마나 궁핍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쌀밥에 고깃국’은 북한에서는 나름 의미가 있는 표현입니다. 바로 김일성 주석이 6.25 전쟁 직후 경제 재건을 목표로 내걸면서 상징적인 모토로 제시한 말이거든요.

이 때문에 이번에 김정은이 쌀밥에 고깃국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꺼낸 것은 할아버지의 위광을 등에 업고 북한의 경제 재건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맡겠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일본 언론은 김정은이 “과거에는 식량은 없어도 탄환이 없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지금은 탄환은 없어도 식량은 있어야 한다”며 경제를 중시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번 발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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