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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피해 확산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태가 좀처럼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피해가 바다로까지 확산되면서 생선에서도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해 비교적 낮은 농도의 오염수를 바다로 무단 방출해 한국 등 인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 김창원 기자 연결해 듣겠습니다.

문)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째로 접어들었는데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무척 더딘 것 같습니다?

답) 네 지난 주에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전해드렸는데요, 일주일이 지났어도 후쿠시마 원전 상황은 똑같다고 보시면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심각한가요?) 네 원전 복구작업은 거의 진척이 없구요,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 피해는 대기, 토양, 수돗물, 지하수, 바다 등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 어제인가요? 원전 인근에서 잡힌 물고기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이바라키현 일대 앞바다에서 잡힌 물고기에서 잠정규제치를 크게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나왔습니다. 물고기에서도 방사능 피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타이바라키(北茨城) 시 앞바다에서 지난 1일 잡힌 까나리 등 5종의 물고기에서 ㎏당 4080Bq(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고요, 어제 (5일) 잡힌 까나리에서도 ㎏당 잠정규제치(500Bq)를 웃도는 526Bq의 세슘이 나왔습니다. 또 히타치나카 시 앞바다에서 4일 잡힌 까나리 뱅어 아귀 광어 등에서도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이 각각 검출됐습니다

문) 일본 하면 생선을 즐겨먹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먹거리 공포가 심하겠군요.

답) 네 지적하신 대로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방사성 물질의 일종인 방사성 요오드에 대해서는 잠정규제치를 정하지 않았었는데요, 어제 서둘러서 야채류와 같은 수준인 2000Bq로 설정했고요, 해당 지역에 조업 자숙 요청과 함께 물고기 유통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유통 금지는 이바라키 현 일대로 한정됐지만 도쿄 시내에서는 해산물이나 스시를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을 정도로 먹거리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 그런데, 일본이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 일본 정부는 4일 오후 7시부터 비교적 방사능 농도가 낮은 저농도 오염수 1만1500t을 바다로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내 곳곳에는 법정기준치의 1900만 배에 이르는 고농도 오염수가 6만t에 이릅니다. 이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면 환경파괴가 심각해지기 때문에 고농도 오염수를 보관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저농도 오염수를 버리는 고육지책을 택했습니다.

문)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서 일본 정부가 사과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답)일본 정부는 저농도 오염수의 오염농도가 고농도 오염수의 20만분의 1로 낮고, 이번 주 금요일까지 5일간에 걸쳐 조금씩 버리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만, 한국을 비롯한 인접국은 방사능 오염수를 이웃나라에 상의도 없이 무단 방류한 것은 안전 문제가 있다며 공식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원전 당국은 오늘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고농도 오염수에 의한 환경파괴라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이해를 구하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문) 원전 사고 수습 상황도 좀 전해주시죠.

답) 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오늘 원자로 1, 2, 3호기의 수소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격납용기에 질소 주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핵 연료가 고온에 의해 손상되고 냉각수가 분해되면서 원자로 내부에 수소가 꽉 차 있기 때문에 질소를 주입해 수소를 빼내겠다는 것이지요.

도쿄전력은 “수소폭발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어서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1호기와 3호기도 대지진 직후인 지난 달 12일과 14일에 수소를 바깥으로 빼내는 과정에서 수소 폭발로 원자로 건물 지붕이 날아간 적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도쿄전력은 원자로의 냉각 기능 회복을 위해 원자로 건물 밖에 새로운 임시 냉각장치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원자로 온도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자체 냉각장치 복구에 힘써왔지만 터빈실에 고인 방사능 오염수로 작업이 불가능해지자 아예 별도의 임시 냉각장치를 설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작업을 하는 데 만도 몇 개월이 걸리겠지만 기존 설비를 복구하는 것에 비해서는 시간이 덜 걸릴 것이라는 게 원전 당국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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