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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토야마 총리 사임 - "미군기지 이전 문제" 치명타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사임했습니다. 후텐마 섬의 미군 기지 이전 문제와 정치 자금을 둘러싼 추문 때문입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취임 8개월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해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죠?

답) 예. 하토야마 총리는 2일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6개월 간 오키나와 후텐마 섬에 있는 미군 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사임 배경을 밝혔습니다.

) 미군 기지 이전 문제가 총리 사임을 초래할 만큼 큰 문제입니까?

답) 가장 큰 문제는 기지 이전 그 자체보다는 하토야마 총리가 이와 관련해 자주 말을 바꿔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정치 분석가인 모리타 미노루 씨는 “하토야마 총리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거짓말 쟁이’라는 딱지를 받았다”며 하토야마 총리가 망신 당한 지도자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미군 기지를 어디로 이전하려 했습니까?

답) 하토야마 총리는 작년 총선 당시 오키나와 현 후텐마 섬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오키나와 현 밖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오키나와를 방문 했을 당시 이 같은 약속을 했는데요. 문제는 취임 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고시마 현 등 대체지를 검토했지만 미군과 주민들 모두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미군 기지가 몰려있는 오키나와 현 밖으로 해병대 기지만 옮길 수는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후보지로 물색된 지역들의 주민들은 모두 미군 기지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했죠.

) 난감한 상황이군요.

답) 여기에 더해 하토야마 총리는 올해 5월까지 새로운 이전지를 결정하겠다고 스스로 발표했는데요. 시한이 다가오자 4월 21일 당수토론에서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 5월 말까지 해결하는데 총리 직을 걸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5월말이 다가오면서 뾰족한 해결책이 생겼나요?

답) 아니죠. 하지만 한국의 천안함 침몰 사건이 큰 변수가 됐습니다. 한반도의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과 미국 동맹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입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5월 28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진 전화회담에서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내 헤노코로 옮긴다는데 합의했습니다.

) 결국 오키나와 현 밖으로 기지를 옮기겠다는 총리의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군요.

답) 예. 이에 더해 정치자금 의혹도 불거졌는데요. 지난해 말 도쿄 지검 특수부가 하토야마 총리의 전직 비서를 기소했는데요. 하토야마 총리가 모친으로부터 정치자금 10억 엔을 받고서도 증여세를 내지 않으려고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결국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국민 앞에 공개 사과를 했습니다.

) 2 세계대전 이래 50 넘게 집권했던 자민당을 누르고 전후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하토야마 총리의 체면이 말이 아니군요. 지지율은 어떤 추이를 보였습니까?

답) 출범 당시 내가 지지율은 무려 70% 내지 80%에 달했는데요, 이번 주 초 주요 언론이 일제히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얼마 뒤 참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 내에서 총리 퇴진 요구가 터져 나왔습니다. 1일까지 사임을 거부하던 하토야마 총리는 결국 당내 압력과 여론 악화를 견디지 못해 2일 물러났습니다.

) 내각을 이끌던 하토야마 총리가 퇴진할 , 구심점이었던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이 동반 퇴진했는데요. 다가오는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할 있을까요?

문)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선전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습니다. 총리와 집권당 간사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산적한 문제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부 국민들은 이 같은 퇴진이 무책임한 처사라고도 지적하고 있고요.

) 차기 총리 후보로는 누가 거론되고 있습니까?

답) 내각 책임제인 일본에서는 여당에서 총리가 나와야 하는데요.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내각의 2인자 역할을 해온 나오토 부총리는 당의 구심점인 오자와 간사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가 취임 8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퇴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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