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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김정은, 경제재건 위해 자본주의 방식도 고려 지시’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사망 직후인 올해 1월 노동당 간부들에게 경제개혁을 위해 자본주의 방식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논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를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문)김 기자, 김정은이 자본주의 방식 도입을 허용하는 발언을 했다고요?

답)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어제, 그러니까 16일자 조간에서 김정은이 노동당 간부를 모아놓고 자본주의적 방식의 도입을 포함한 경제개혁 논의를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이 입수한 김정은의 1월28일자 발언록에 따르면 김정은은 “경제 분야의 일꾼과 경제학자가 경제 관리를 '이런 방법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면, 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자본주의적 방법을 도입하려 한다'고 비판하기 때문에, 경제 관리에 관한 방법론에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좀처럼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문)김정은이 이른바 개방파의 목소리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게 눈에 띄는데요?

답)그렇습니다. 북한 내에는 경제개혁을 위해 개방의 필요성을 적극 주장하는 이른바 관료그룹과, 개혁개방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강성 군부세력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당 간부들에게 개혁개방론자가 좀더 자유로운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발언록에는 또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답) 김정은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은 “비판만으로는 경제 관리 방법을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개선해 나갈 수 없다”면서 “북한 경제 관리의 최대 문제는 이론과 과학적 계산에 근거하지 않는 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에 대해, 터부가 없는 자유로운 논의를 통해 북한에 맞는 경제 재건책을 찾아낼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김정은이 북한의 생필품 부족을 솔직하게 시인했다는 부분도 있던데요.

답)네 그렇습니다. 김정은은 “공장과 기업이 충분히 가동되지 않아 인민 생필품의 생산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민들이 이렇게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변함없이 노동당을 따르고 있는데 이런 훌륭한 인민들에게 더 우수한 물질과 문화생활을 보장해 줘 인민이 언제나 '노동당 만세'를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마이니치신문’은, 발언록에 나와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노동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동지가 최근 당 간부들에게 중국의 방법이든 러시아나 일본의 방법이든 활용할만한 방식이 있다면 도입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보도 내용대로라면 북한의 향후 경제정책이 개혁개방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군요?

답)네 마이니치신문도 김정은의 발언을 의미 있게 평가했습니다. 코카콜라나 청바지조차 자본주의의 상징이라며 거부해온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경제개혁을 위해 자본주의 방식 논의도 고려하라고 한 것은 북한이 장기간에 걸친 심각한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대대적인 경제개혁을 실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주에 한-미-일 주변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는 점을 보면 북한 지도부는 여전히 경제 관료보다는 강성 군부에 의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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