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에 대해 사과하는 담화를 냈군요?
답)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10일 도쿄에서 일제의 한-일 합방과 식민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죄’등의 표현을 써가며 사과 의사를 밝혔습니다. 여기서 간 나오토 총리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간 나오토 총리는 지금까지의 100년 속에서 반성해야 할 것은 확실히 반성하면서 그리고 앞으로의 100년을 향해 함께 협력 걸어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그런데 일본 총리의 담화에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면서요?
답)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일제 36년 식민통치에 대해서는 정중히 사과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번 담화에 북한이 언급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워싱턴의 민간 연구 기관인 우드로 윌슨연구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류길재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일 수교 과정이 거쳐야 될 때 그 것은 다시 구체적으로 논의될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문)혹시,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총리가 북한을 언급하지 않을 것 아닐까요?
답)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50년 만에 정권이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교체됐지만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이 워낙 나쁩니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도 북한 문제는 아예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을 공산이 있습니다.
문)그렇다면 일본 총리의 사과가 ‘반쪽 사과’가 될 수도 있는데요. 과거에 일본이 식민통치와 관련 북한에 사과한 적이 있나요?
답)네, 있습니다. 지난 2002년 9월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일-북 정상회담을 하고 ‘평양선언’을 발표했는데요. 평양선언에는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 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2항에 ‘일본은 과거 신민지 지배와 관련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명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문)그렇군요. 평양선언에는 또 식민지배에 대한 청구권–보상 문제도 포함돼 있죠?
답)그렇습니다. 당시 발표된 ‘평양 선언’에는 일제의 식민 통치에 대한 사과와 국교 정상화 그리고 청구권을 비롯한 경제협력 문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문)과거 남한이 일본과 국교 정상화 회담을 할 때도 청구권, 그러니까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 문제가 큰 쟁점이 됐는데, 당시 남한은 일본으로부터 보상을 어느 정도 받았습니까?
답)남한과 일본이 국교 정상화가 된 것이 지난 1965년인데요. 당시 일본은 남한에 무상 3억 달러 그리고 유상 2억 달러를 보상금조로 지불했습니다.
문)남한은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금조로 5억 달러를 받았다는 얘기인데요.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만일 북한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하면 북한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까 하는 것인데요?
답)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총리는 청구권을 비롯한 구체적인 문제는 국교정상화 회담에서 다루기로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 1965년 남한이 일본으로 받아낸 5억 달러와 그 동안의 물가 오름세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대략 1백-1백50억 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우드로 윌슨연구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류길재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여러 가지 얘기를 종합해보면 대략 한 150억불 정도로 얘기가 됐습니다. 북한이 요구한 것은 2백억 불인데,현실적으로 일본이 1백억 불을 얘기했고, 절충안으로 1백50억 불 정도로 얘기가 됐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문)1백50억 달러면 상당히 큰 돈인데, 이 역시 국교 정상화가 되어야 가능한 것 아닙니까?
답)그렇습니다. 현재 일본과 북한간에는 일본인 납치 문제부터 시작해 북한 핵 문제로 인한 6자회담 재개 문제, 대북 제재와 재일 조선인 문제 등 많은 현안이 있습니다. 따라서 식민 지배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해결되려면 무엇보다 납치 문제를 비롯한 현안이 해결된 후 국교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회)현 단계에서는 힘들다는 얘기군요. 지금까지 일본 총리의 식민통치 사과를 계기로 일본과 북한 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봤습니다.
일본 총리가 한-일 강제 병합 1백 주년을 맞아 사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2년에도 식민지배와 관련 북한에 사과의 뜻을 밝힌 적이 있는데요. 일본 총리의 담화를 계기로 최원기 기자와 함께 일-북 관계의 현주소를 살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