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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상, “중국, 북한 문제에 좀더 지도력 보여야”


지난 15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방한한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
지난 15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방한한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

일본 정부는 오늘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간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오갈지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의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마에하라 외상은 오늘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에 중국이 좀더 지도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에하라 외상은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경제대국인 두 나라가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에 책임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지금까지 구축해온 국제질서를 두 정상이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며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마에하라 외상은 특히 "북한에 대해 중국이 보다 지도력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나라의 안정적이고 양호한 관계가 세계의 안정과 발전에 보탬이 되는 만큼 한반도의 불안 요인인 북한 문제가 확실히 논의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문)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관계국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는데요,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일본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광장관은 공식 브리핑에서 “북한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미국과의 긴밀한 연계 하에 대응하는 것이 일본 정부의 기본적 입장”임을 재확인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는 우선 남북간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은 일단 남북대화가 이뤄진 후 한-미-일 세 나라의 공조 아래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에다노 장관은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에 대해서도 납치, 핵, 미사일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지원을 논의하는 것은 무리라고 못 박았습니다.

문)관방장관이라면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럼 마에하라 외상이 그동안 주장해온 북한과의 직접대화는 일단 포기한 건가요?

답) 네, 일단 당분간은 일본의 북한과의 직접대화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토요일에 마에하라 외상이 한국을 방문해 두 나라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지 않았습니까. 이 자리에서 마에하라 외상은 공식적으로 “남북대화가 먼저 이뤄진 이후 북-일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를 확인함으로써 일단 일본의 북한과의 대화 추진은 당분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입장에서 보면 북-일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내부적으로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연평도 포격의 당사자인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너무 앞서가는 데 대한 부담을 느낀 것 같습니다.

문)중국의 팽창이나 북한의 위협을 감안하면 한국 미국 등 전통 우방국과의 연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거겠죠?

답) 네 그렇습니다. 일본은 지난 해 센카쿠열도나 북방영토 분쟁 등으로 중국, 러시아와 심한 갈등을 겪었고요, 그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와중에 한국과의 신뢰관계까지 손상되면 안 된다는 게 일본의 대체적인 여론인 것 같습니다. 일본 언론들도 일본 정부에 한국과 보조를 맞추는 데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연계가 삐걱거리면 북한에 틈을 줄지도 모른다면서 확실한 공조체제를 요구했구요, 요미우리신문도 일본인 납치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각국의 인식에 온도 차가 있다며 북한의 한-미-일 '분열공작'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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