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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가며 북한인권 운동 펼치는 고등학생


미국에서 열린 북한 자유를 위한 횃불집회에 참석한 정택승 군
미국에서 열린 북한 자유를 위한 횃불집회에 참석한 정택승 군

한국의 한 고등학생이 한국과 미국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조사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동아리를 만들고 집권여당의 대표까지 찾아가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했다고 하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북한 인권 운동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정택승 군을 만나봤습니다.

“Hello, My name is TaekSeung Chung…”

북한 자유를 위한 횃불집회가 열렸던 지난 달 27일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 개막식장. 미국인 전문가들과 한인 2세 연사들 사이로 작은 체구의 한 고등학생이 나와 능숙한 영어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The important thing is that we have to pass this Act. We have to keep this…”

이 학생은 국제사회가 탈북자를 반드시 보호하고,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탈북 고아 입양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 학생의 이름은 정택승. 한국 용인외국어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올해 16살의 꿈 많은 청소년입니다.

택승 군은 그러나 학교에 북한인권 동아리를 만들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조사 등 시민운동을 주도하는가 하면 한국의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해 집권당 원내대표까지 면담한 당찬 학생입니다. 택승 군은 북한인권 상황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관광하면서부터라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6학년 때 개성에 관광을 가게 됐어요. 투어를 하면서 북한이란 곳이 이런 곳이구나. 겉보기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고 남한에 비해서 되게 불쌍하게 사는구나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됐다가…”

개성의 겉모습과 달리 북한 주민들이 겪는 어려운 현실을 매체와 수업을 통해 들으면서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택승 군. 한국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일상의 삶과 개인의 권리가 북한에서는 대부분 유린되고 있다는 현실에 놀랐다고 말합니다.

“인권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고 기본적이란 게 상대적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기초적 생활을 할 수 있고 내일 어떻게 살지 고민하지 않을 정도의 생활을 살 수 있으면 그 게 인권이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인권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 것을 다른 사람이 들어주는 상황이 있으면 그 모든 게 인권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던 중 올 초, 한 일간지에 난 북한인권법 관련 기사를 읽은 뒤 택승 군은 본격적으로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고 학교에 동아리까지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북한인권법이 2004년에 통과됐는데 왜 아직도 한국은 통과시키지 못하느냐고 비판하는 기사였어요. 그래서 그 기사를 보고 왜 한국은 통과시키지 못할까 하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 관심을 바탕으로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와서`Across the border’ 란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무슨 의미냐 하면 탈북자들이 탈북 할 때 국경을 넘잖아요. 그래서 국경을 넘는다고 해서 그렇게 만들게 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적지 않은 무관심과 냉담함 때문에 인권 개선 활동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택승 군은 낙담하지 않고 탈북자와 북한 인권에 관한 인식 전환을 위해 세대별 조사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 7월에는 한국 집권당인 한나라당 원내대표 황우여 의원을 면담하고 북한인권법 제정을 당부했습니다. 황 대표는 이런 택승 군의 활동에 감명받아 자신의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에 택승 군과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남북한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말했습니다.

택승 군은 또 한국 정부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북한 인권 프로젝트를 제출해 당선된 뒤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동아리 친구들과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배경과 미국 내 민간단체들이 어떻게 북한인권 운동을 펼치고 탈북자들을 돕는지 조사하기 위해 미국에 온 겁니다. 택승 군은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에서 배우고 느낀 점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인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인들이 자기 나라 일도 아닌데, 사실 북한과 중국에서 일어나는 먼 나라 얘기에 관심을 갖고 있구나 하는 것에 감동받고 놀라고 고맙구요. 한편으로는 한국 학생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구요. 이번 KCC 집회를 보면서 미국에서 한인들이 북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구나. 자기 일에 멈추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는 현실이 놀랍고 고맙고 그랬어요.”

택승 군은 한국에 돌아가면 미국에서 배운 여러 교훈들을 바탕으로 학교 안팎에서 북한인권 개선과 홍보 활동을 더욱 열심히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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