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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북 식량난 악화 조짐


식량난으로 먹거리를 찾아나선 북한 주민 (자료사진)

식량난으로 먹거리를 찾아나선 북한 주민 (자료사진)

북한이 유엔의 추가 식량 조사를 허용하고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식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올해 식량 사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인 권태진 박사를 전화로 연결해 북한의 현재 식량 사정과 식량 확보 움직임의 배경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권태진 박사님, 안녕하세요?

답) 네. 안녕하십니까?

문)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을 예년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보십니까?

답) 올해에는 작년을 비롯해 최근 몇 년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어려워 보입니다. 시장 식량가격이 매우 높은 상태이고 북한이 이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해서 식량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도 다른 현상이고요. 북한 내부에서 군인들 조차도 식량 섭취를 제대로 못한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문) 앞서 북한이 지난해 유엔식량농업기구에 신고한 식량규모는 오히려 예년보다 늘었다는 소리도 있었는데요.

답) 지난해 11월에 FAO와 WFP가 북한 정부의 자료를 인용해서 작황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보고서에선 금년 북한 자체 식량 공급량, 지난해 가을 수확량 그리고 수확 예정인 이모작 생산량을 합한 생산량이 오히려 늘었다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1% 가량 늘었다는 건데요. 총량으로는 도정하지 않는 기준으로 535만 톤으로 추정했고, 쌀의 경우는 도정해서 448만 톤으로 추정했습니다.

문) 작황은 늘었는데 식량사정은 오히려 안 좋은 것 같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왜 그럴까요?
답) 작황추정치가 과대평가됐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농업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른다면 전국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적어도 20만 톤 정도는 과대평가됐다는 분석입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작황이 조금 줄었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문) 유엔이 북한에서 이례적으로 식량상황조사를 벌이고 있고 혹독한 추위 등 새로운 우려가 생긴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번 조사가 이뤄지게 된 배경도 어려운 식량 상황과 연계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일차적으론 북한 정부가 식량을 지원해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죠. 북한이 WFP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 식량 요청을 했을 걸로 봅니다. 미국의 경우 직접 식량 지원을 하기보다는 대부분 유엔 기구를 통해서 지원을 하는데요. 이런 경우 지원하기 전에 현재 북한 주민들의 식량상황이 어떤지 조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번에 WFP가 식량 조사를 한 것은 북한이 직접 요청한 것도 있지만 미국 정부가 앞으로 북한의 식량 지원에 앞서 지원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서 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문) 이번 조사결과가 앞으로의 식량 지원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조사를 해보나마나 사정이 어려울 것이 뻔합니다. 북한이 17년간 식량이 어렵지 않은 해가 없지 않았습니까? 북한의 식량 사정이 어렵다는 것이 명확히 밝혀지면 식량지원을 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입니다.

문) 북한은 현재 세계 각국으로부터 식량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재외 공관 등을 통해 식량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고 하는데 과거에도 이런 예가 있었나요? 또 그만큼 북한 식량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으로 곧바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답) 북한이 올해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요청한 방식은 좀 특별한 것 같습니다. 통상적으로는 일차적으로 유엔기구에 먼저 요청을 한 후 유엔에서 역량이 부족하면 다음 순서에 따라 각국정부에 요청을 하는데요. 물론 남한에 대한 지원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국가와 유엔에 요청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고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 일부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로 식량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2012년 강성대국의 해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미리 식량확보를 하는 움직임이 아닌가 하고 분석하는데요?
답) 지금 북한의 사정을 보면 아마 그것보단 실제로 식량상황이 어려운 것이 일차적 이유일 겁니다. 저도 확인은 못하지만 아마 그것이 식량 요구 사유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볼 수는 있겠죠.

문) 마지막으로 북한의 올해 식량사정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 올해 북한이 공식적으로 생산한 것과 주민들이 비공식적 생산한 것, 그리고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30만 톤과 그 밖에 중국이나 유엔기구를 통한 예상 지원들을 모두 합하더라도 전체 소요량에서 적어도 50만 톤 이상이 부족합니다. 이것이 채워지지 못하면 올해 식량사정은 예년과 다를 바가 없고 오히려 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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