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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루빈 카네기멜론 교수] "가을부터 미국서 북한 음식 판매"


이란 음식을 판매하는 '컨플릭트 키친'의 매대

이란 음식을 판매하는 '컨플릭트 키친'의 매대

미국과 분쟁 관계에 있는 나라의 음식만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식당 이름은 각각 ‘분쟁’과 ‘식당’이라는 의미의 ‘컨플릭트 키친 (Conflict Kitchen)’인데요, 올 가을부터는 북한 음식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유미정 기자가 ‘컨플릭트 키친’의 공동 운영자인 존 루빈 카네기 멜론 대학교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문)루빈 교수님, 안녕하세요? 먼저 ‘컨플릭트 키친’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답) 미국과 분쟁 관계에 있는 나라의 음식만을 판매하는 간이식당 (Take Out Restaurant)인데요,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시내 중심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문을 열어 2년째인데요, 이란 음식으로 시작해서,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음식을 판매해 왔구요, 곧 쿠바 음식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일주일 내내 문을 열구요, 몇 주 간격으로 이들 나라들의 음식을 돌아가며 판매합니다. 올 가을에는 북한 음식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문) ‘컨플릭트 키친’을 운영하는 목적은 뭡니까?

답) 미국과 분쟁 관계에 있는 나라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을 통해 이들 나라들의 문화를 소개하고 사람들간의 이해를 높이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분쟁 관계에 있는 나라들에 대해 신문이나 방송에서 전하는 제목 이상으로 깊이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면 정치적 수사를 넘어선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저희 식당의 6~8명의 직원들은 손님들이 음식을 기다리는 중간에 대화를 나누고, 질문에 답하고, 또 고객들간 토론을 중재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평소에 할 수 없는 주제의 대화나 토론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문) 다른 문화나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왜 음식을 통해 그런 목적을 추구하시는지요?

답) 음식은 지성을 뛰어넘어 바로 본능으로 연결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훌륭한 대화는 저녁식사 시간에 서로 음식을 나누면서 이뤄지지 않습니까? 음식은 사람들 간에 편안함을 만들고,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보통 낯선 사람과 하기 어려운 대화의 물꼬를 틉니다. 저희는 음식으로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 등 사람들이 평소에 나누기 어려운 주제들로 대화를 나누기를 원합니다. 그러면서 그 나라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 의견, 사고 등을 접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문) `컨플릭트 키친’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은 아닌 것 같군요?

답) 아닙니다. 교육적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고객들이 다른 곳에서 얻지 못하는 정보를 저희 식당에서 얻기를 원합니다. 하루에 주문은 약 40개 정도 들어오는데요, 음식 한 접시당 5달러를 받습니다. 물론 음식 판매금은 운영에 도움이 되지만 전체 운영비의 약 75% 정도만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현지 재단들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연간 식당 운영 예산은 8만 달러에서 20만 달러 정도입니다.

문)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표적인 음식이 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반응은 어떤지요?

답) 이란산 쿠비데 (Koobideh) 샌드위치를 팔고 있는데요, 먼저 고기를 계피와 테메릭(Turmeric)이라고 불리는 인도산 심황가루, 양파로 양념을 해 매콤하게 한 후 약간 쓴맛이 나는 말린 체리를 얹습니다. 그 다음 고기 위에 베이즐, 양파, 요구르트를 얹고, 양귀비 씨가 들어간 납작한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인데요, 맛이 아주 좋아서 인기가 높습니다.

문) 가을에는 북한 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하셨는데요, 연구 조사를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답) 한 나라의 음식을 소개하기 이전에 저희는 그 나라 출신자들을 많이 만나고 이들의 생활과 문화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조사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사회와 문화가 외부에 아주 폐쇄돼 있어, 일반 북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연구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얼마 전 쿠바의 북한 대사관을 찾아 그곳 직원과 짧은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북한에서는 좀 더 메밀을 많이 쓰기는 하지만 남북한이 오랫동안 한 나라였기 때문에 음식은 국수나 김치 등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짧은 대화여서 한계가 컸습니다. 그래서 탈북자 등을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원합니다. 곧 연구조사를 위해 중국과 한국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문) 북한에는 끔찍한 인권, 핵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있는데, 왜 북한을 이해해야 하는냐고 반문하는 미국인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십니까?

답) 북한에 아주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 시각, 생각에 관심이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전세계 다른 나라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만일 북한 사람들에게 의사표현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들의 생각은 아주 복잡한 현실을 반영할 것입니다.

문) 앞으로 피츠버그 외에 미국 내 다른 도시들로 ‘컨플릭트 키친’을 확장할 생각은 없습니까?

답) 자본이 드는 사업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알자지라 TV’ 방송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 등 미국과 전세계 많은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많은 사람들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 국민들이 외부 문화에 열린 마음을 갖고 중요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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