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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USIP 존 박 연구원] “북한 관리들, 비공식 시장 확대 준비해야”


북한인들이 안정적 미래를 바란다면 장마당 등 비공식 시장을 더 배우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미 의회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존 박 선임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비공식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북-중 국경지대의 경제 활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북한 비공식 시장 관련 토론회를 주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존 박 연구원을 인터뷰했습니다.

문) 반갑습니다. 존 박 연구원님. ‘북한의 비공식 시장과 평화 구축’이란 제목으로 지난 19일 토론회를 개최하셨는데요, 북한의 비공식 시장이 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Informal markets are important because they help us better understand…”

비공식 시장을 통해 북한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북한 내부의 이런 변화상은 그동안 핵 문제와 식량 지원에 가려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식량 지원은 특히 내부 이해보다 외부 시각에 의해 종종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여러 구조적 변화들을 간과한 채 말이죠. 그래서 저희는 이런 비공식 시장의 변화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인류학적 측면에서 비공식 시장이 북한의 여성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경제 전문가를 통해 외부에서 탈북자 등이 북한으로 보내는 송금의 파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또 개발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보기술 전문가를 통해 손전화기(휴대폰) 확대가 주민의 생계와 시장 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토론회를 통해 우선 점검해 보길 원했습니다.”

문) 그럼 구체적으로 장마당 등 북한의 비공식 시장경제가 북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I think one aspect that we’ve been trying to…”

장마당이 북한의 일반 주민들 뿐 아니라 당 간부와 군대, 일부 고위 관리들의 생계 유지수단(coping mechanisms)이 됐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정부가 식량 배급과 의료, 교육을 모두 책임졌지만 이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장마당이 그 역할을 메우고 있는 것이죠. 더 중요한 것은 장마당이 자생력과 탄력을 갖게 됐다는 겁니다. 정부가 장마당을 아무리 단속해도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또 장마당을 통해 정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손전화기 등 기술의 발달을 통해 각 지역의 곡물값과 물품의 이동 상황을 알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 드렸듯이 탈북자 등이 보내는 송금은 지역경제에 파급을 미치고 있죠.

문) 북한 정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장마당을 허용하고 있지만 장마당에 대한 외부의 관심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비사회주의 사상을 주입해 정권의 통제를 와해시키려는 모략책동이란 주장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Not really, very fundamentally it’s an effort to understand…”

저희는 그런 의도가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북한 내부의 변화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지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갖고 압박하려는 게 아닙니다. 북한 사람들의 생계 유지수단인 시장활동을 활성화 하는 방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는 수준입니다. 북한 내부의 변화상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접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 최근 열린 북한 장마당 관련 토론회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를 재건 중인 아프가니스탄이나 다른 나라의 성공적인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이들 나라들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도전 과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There is always challenge. When you look at North Korea…”

북한은 늘 도전 과제가 있습니다. 북한 같은 나라가 지구상에 없다는 견해가 많고, 다른 나라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어떤 것들도 북한에서는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높습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외부와의 통화가 장사 때문일지라도 북한에서는 이를 첩보 행위로 보고 언제든 체포하는 상황이 발생하니까요. 하지만 중국과 북한 사이의 정부든 민간 교역이든 최근의 교역 활동들을 보면 새로운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현상들이 대부분 북한으로 시간을 두고 흘러간다는 겁니다. 일부 부정적인 측면도 있긴 합니다만 특히 북-중 국경지역의 흐름은 더 빠른 편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아직 시작단계이긴 합니다만 많은 도전 과제들에 어떤 변화가 발생할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 경제전문가로서 끝으로 북한의 관리들에게 비공식 시장과 관련해서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십니까?

“My message is very simple one. Non formal market activity…”

제 메시지는 매우 간단합니다. 비공식 시장 활동은 북한의 새로운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겁니다. 따라서 관리들 뿐 아니라 북한의 그 누구든지 자신과 가족, 국가의 안정적인 미래를 원한다면, 이런 비공적 시장의 원리와 경제활동을 반드시 알아야 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제 메시지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의 비공식 시장 활동 등을 주제로 최근 토론회를 개최한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 연구원으로부터 장마당 확대의 중요성과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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