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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YT 데이비드 생어 기자] “미국, ‘전략적 인내’ 바꿀 조짐 없어”


미국의 소리와 인터뷰 하는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 뉴욕타임스 외교전문기자

미국의 소리와 인터뷰 하는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 뉴욕타임스 외교전문기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정책을 바꿀 조짐은 없다고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신문의 데이비드 생어 외교전문기자가 말했습니다. 생어 기자는 20년 넘게 뉴욕타임스 기자로 활동하면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 미국의 외교 현안들을 취재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생어 기자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생어 기자님, 반갑습니다. 최근 들어서 미국 언론에 북한 관련 뉴스가 별로 등장하지 않는데요,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미국 언론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답) “In 2010...”
지난 해에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 있었고,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2009년에는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습니다. 미국 언론에 북한의 존재를 확실히 일깨우는 사건들이었죠.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 관련 뉴스를 과거만큼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권력승계 문제가 큰 관심을 끌었지만 북한 내부 취재가 별로 허용되지 않았고, 북한이 핵 위협을 가하고는 있지만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미국에 많이 퍼져 있습니다. 북한이 생존을 위해 잔뜩 웅크리면서 방어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이란은 중동 지역의 패권을 노리고 핵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국민과 오바마 행정부가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 정부의 협상 담당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가 6자회담의 목표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제가 아는 누구도 북한이 정권 붕괴 때까지 핵을 포기할 것으로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반면 이란의 경우는 핵 개발 계획을 중단시킬 기회가 아직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문) 전임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 초기를 비교해 볼 때 대북정책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I think it’s...”
오바마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의 임기 말보다 훨씬 더 강경한 게 사실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체니 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자 부시 행정부와 타결했던 합의를 깨고 2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이 제게 북한의 핵실험으로 백악관에 있는 모든 사람이 대북 강경파가 됐다고 말하더군요. 북한이 엄청난 전략적 실수를 한 겁니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되는 오바마 대통령을 분노하게 만들고 구석으로 몰아 버렸던 거죠. 북한에 손을 내밀려던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이 핵실험으로 물거품이 됐습니다.

문) 북한의 핵실험 이전에 이미 오바마 대통령의 참모들이 핵 협상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지 않았습니까?

답) “What they decided...”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초기 6자회담을 서둘러 재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수단으로 6자회담을 항상 이용해 왔다고 판단한 거죠. 그래서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똑같은 말을 두 번 돈 주고 사지 않겠다’고 한 겁니다. 특히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권력투쟁 과정에 있는 상황에서는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가 6자회담을 서둘러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면, 대안은 뭐였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The alternative...”
북한의 수출을 어렵게 만들고, 해외에 무기를 팔아서 돈을 벌지 못하도록 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에 버마로 향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을 미 해군이 추적해서 결국 회항하도록 한 사실이 있습니다. 한 달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문)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추구하기로 결정한 건 언제였습니까?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다음입니까?

답) “They certainly...”
오바마 행정부가 핵실험 이전부터 ‘전략적 인내’로 방향을 잡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핵실험 이후에는 분명히 ‘전략적 인내’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전략적 인내’란 용어는 듣기에 그럴듯하기는 합니다만, 북한이 자체적으로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고생하도록 내버려두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접근방식은 북한이 계속 생존할 수 있도록 중국이 도와주는 바람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느 정도나 북한 붕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Presidents since ...”

2차대전이 끝난 뒤 해리 트루먼 대통령부터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모두가 재임기간 중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는 기분 좋은 환상을 가졌지만 결국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붕괴에 대비한 계획은 전략이라기 보다는 희망입니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의 외교전문을 보면, 지난 해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이 북한 붕괴론에 대해 나눈 대화가 생생하게 나와 있는데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모두가 깨달은 것으로 보입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거나 내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조짐은 없습니까?

답) “I think they...”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날 방법을 놓고 내부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못 봤습니다. 지금의 접근방식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약속한 바를 다시 얻어내기 위해 미국이 양보를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지금 상태가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상황이 그렇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식량 지원 논의가 갖는 의미는 뭡니까?

답) “It has always...”
미국 관리들은 적어도 공개석상에서는 어떤 나라에 대해서건 식량 지원과 정치적 고려를 분리한다고 항상 말합니다. 식량 지원은 인도주의적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문제는 북한이 철저한 분배감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군인들조차 영양실조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서 식량 지원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식량 지원과 관련해서는 분배감시가 주요 현안입니다.

문)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미국과 북한의 직접 접촉을 촉구했습니다. 6자회담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없는 만큼 우선 식량 지원과 미군 유해 발굴부터 시작하자는 건데요,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 케리 위원장의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답) “I think so...”
식량 지원이 도덕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구호 관련 기관에는 많고 국무부에도 일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미국도 결국에 가서는 식량 지원을 결정한 유럽연합과 보조를 맞추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과의 공조가 관건입니다. 한국 정부가 아직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도 동맹국인 한국과 입장이 다른 것처럼 비춰지는 걸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 부시 전 행정부 말기에 대북정책의 방향이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까? 2006년 중간선거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새로운 접근방식을 추구하려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까요?

답) “The dynamic in ...”
부시 전 행정부 말기와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내부 역학관계가 크게 다릅니다. 이미 이라크와 전쟁을 치른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 국가들과 분쟁을 일으키려 한다는 인상을 지우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북한과 합의를 이룰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핵 협상을 추진했던 겁니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인 압력 때문이라도 이전과 다른 대북정책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대북정책을 바꾸라는 정치적 압력도 없고 새 대북정책에 대한 정치적 지지세력도 없습니다.

문) 생어 기자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 신문의 데이비드 생어 외교전문기자로부터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연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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