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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이비드 앨튼 영 상원의원 "북 인권, 비판적 교류로 풀어야"


탈북자를 비롯한 북한의 인권 문제는 일방적인 규탄보다 비판적 교류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이 말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워싱턴을 방문한 앨튼 의원을 만났습니다.

문) 앨튼 의원님 반갑습니다. 워싱턴의 연구기관이죠, 헤리티지 재단 강연에서 낙태 반대와 생명 존중 사상에 대해 강조하시면서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앨튼 의원) “중국에서 임신된 채 북송된 탈북 여성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강제 낙태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중국 남성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아기의 생명을 죽이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조선인의 피가 아니란 이유로 어린 생명을 죽이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베푼 인류보편적 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고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아기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는 겁니다. 그 곳이 북한이든 중국이든 영국이든 장소에 관계없이 말이죠.

문)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생명 존중 사상이 상당히 경시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 많은 사람이 굶어죽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정부가 수 억 달러를 투입해 금수산태양궁전을 건립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는데요. 그런 북한에 말씀하신 생명 존중사상을 어떻게 전파하고 교육하며, 설득할 수 있을까요?

앨튼 의원) 북한과 대화의 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끔직한 인권 유린 사태를 강하게 규탄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과 인간적으로 얼굴을 맞대고 무엇을 할 수 있고 없는지에 대해 대화를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을 달래거나 천안함 폭침 같은 행동에 대해 상을 주자는 게 아닙니다. 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2-3 백만 명이 아사한 게 북한의 사상과 연관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도 아닙니다. 분명히 체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보길 원합니다. 북한이란 나라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한반도가 인간의 존엄, 종교와 정치적 자유, 민주주의가 신장되는 가운데 진정한 통일을 이룬다면 그 통일 국가는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위대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될 겁니다. 하지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이념적으로 계속 대립한다면 그런 날은 올 수 없습니다.

문) 과거 ‘장벽이 아닌 가교 구축하기-Building Bridges not Walls’ 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셨습니다. 북한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다자회의 체제를 창설하자는 등 여러 제안을 하셨는데, 큰 진전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걸림돌이 뭐라 보십니까?

답) 네, 저는 동료인 캐롤라인 콕스 의원과 함께 작성한 그 보고서에서 북한의 변화를 위한 여러 제안들을 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했을 때 관리들과 이 제안들에 대해 대화도 나눴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이 우리의 제안 가운데 일부를 싫어하긴 했지만 그들은 우리가 계속 북한을 방문하길 원했고 대화를 하자고 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그들을 존중하는 한 건설적인 방법을 통해 계속 대화를 가질 수 있고 인류에 대해 그들과 공유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문)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시겠습니까?

답) “평양과학기술대학이 그 증거입니다. 올해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학자 2 명이 주도해 평양과학기술대학과 북한 학생들의 영국 유학에 합의했습니다. 영어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북한 학생들에게 영국의 대학에서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런 게 바로 포용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한 예입니다. 외부세계에 대해 북한이 갖고 있는 공포를 줄이는 거죠. 북한은 외부세계에 대해 두려워할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한국처럼 번영하고 평화를 누리면서 어느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 나라가 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문) 동시에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오셨는데,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유엔 조사위원회 구성 캠페인을 지지하시는지요?

답: “우린 이미 북한의 인권 문제들에 대해 수 많은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비팃 문타폰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마르주끼 다루스만 현 보고관의 보고서를 통해 정치범 관리소에 수감된 인원이 얼마인지 등 구체적인 증거들이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북한의 인권변화를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유엔 조사위원회가 필요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의 불만은 우리가 아직 헬싱키 프로세스 같은 해법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과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은 옳았습니다. 옛 소련에 대해 강력한 방어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화를 통해 개혁과 개방을 이끌어냈던 겁니다. 저는 일관적으로 이를 한반도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건설적이면서 비판적인 교류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죠.

문) 국제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 내 탈북난민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나비 필레리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얼마전 유엔인권이사회 연설에서 탈북자에 대한 강제송환금지원칙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만 늘 수사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중국을 움직일 지렛대가 없지 않냐는 우려도 있는데요.

답) “우린 지렛대를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중국을 규탄하기 보다 대화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강제 낙태된 아기의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얻는 오명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신들이 북송한 탈북 여성이 강제 낙태되고 있다는 소식이 세계로 확산되면서 얻는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중국 남성의 씨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탈북 여성이 북한에서 낙태를 강요 받고 있는 현실을 말이죠. 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정이 어떨까요? 이 것은 중국에 대한 상당한 모욕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논거를 통해 탈북 난민의 보호를 요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에 이런 요구를 정기적으로 해 왔고 일부 특수한 탈북난민들의 경우 중국은 이들을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귀를 막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진행: 북한의 변화를 위해 적극적인 외교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영국의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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