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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한 권력 실세는 김정은 아닌 장성택” 헤이든 전 CIA 국장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 (CIA)국장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 (CIA)국장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말했습니다. 헤이든 전 국장은 또 북한 권력의 실세는 김정은이 아니라 장성택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헤이든 전 국장은 1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는데요. 헤이든 전 국장은 공군 대장 출신으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국가안보국장을 지낸 데 이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중앙정보국장을 지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헤이든 전 국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문)마이클 헤이든 전 국장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지난 13일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이 미국에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답)나처럼 정보 업무를 오래 해온 사람의 눈에는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3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김정은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북한 수뇌부가 미사일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은 대륙간탄도탄 기술을 완전히 습득하지는 못했다는 것, 그리고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로 체면을 구긴 북한이 또 다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겁니다.

문)방금 대륙간탄도탄 (ICBM)말씀을 하셨는데,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5년 안에 확보할 수 있을까요?

답)확실하게 그 시점을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미국과 그 주변국을 위협하기 위해 앞으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륙간탄도탄(ICBM)을 개발할 것이라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VOA 기자와 인터뷰하는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오른쪽).

VOA 기자와 인터뷰하는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오른쪽).

문)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패를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제가 이번 미사일 발사에서 가장 놀란 것은 북한이 발사 실패를 인정한 대목입니다. 과거 북한은 3차례나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고도 모두 ‘성공했다’고 주민들에게 거짓말을 했거든요. 제 생각에 이 것은 김정은 체제가 북한의 ‘정보 현실’을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만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가 성공했다고 거짓말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통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 장수나 손전화, 외국 방송 등을 통해 실패했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북한 당국이 깨달았다는 겁니다. 이는 지난 50년간 계속된 북한의 정보 현실이 바뀌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북한이 올해 안에 핵실험을 실시할까요?

답)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면 이것은 북한의 과거 도발 사이클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과거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핵실험을 하고 그 후 협상과 대화를 하는 행태를 반복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를 추구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몇 년 안에 기술적으로 완전한 핵무기를 갖추게 될까요?

답)북한은 지난 2006년과 2009년 2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는데요, 당시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핵 폭탄’이라고 하지 않고 ‘핵 장치(Device)’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것은 북한이 아직 미사일에 장착할 소형 핵탄두를 만들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언제 이 기술을 확보할 지 장담할 수 없지만 핵 탄두 소형화는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문)북한이 우려대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답)저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직 중에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에 관여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도 제가 할 말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보상하거나 양보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겁니다. 미국은 그동안 클린턴부터 부시, 오바마 행정부까지 북한을 상대로 여러 정책을 펴왔지만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결론은 문제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는 게 아니라 북한이 쥐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먼저 비핵화 같은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미국이 어떤 정책을 펴도 소용이 없다고 봅니다.

문)북한은 미국과 2.29 합의를 해놓고 불과 보름만에 이를 파기했습니다. 평양의 의도를 어떻게 보십니까?

답)그게 큰 미스테리인데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선 김정은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고 볼 수도 있고, 또 미국과의 협상이 모두 아버지 김정일이 이미 생전에 해놓은 것이어서 김정은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어떤 의도였던 간에 북한의 이번 2.29 합의 파기는 큰 문제를 일으켰고, 워싱턴은 북한의 행태에 큰 실망감을 느낀 것이 사실입니다.

문)북한 내부의 정치 상황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주 태양절 행사를 통해 당,정,군의 권력을 장악했는데요. 과연 29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정통성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답)북한을 포함해 한국사회에서는 나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또 북한은 그동안 1인 독재체제를 유지해왔습니다. 요즘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본받아 연설과 행동을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김정은이 어떻게 북한에서 정통성을 굳혀나갈지 지켜 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좀더 구체적으로 지금 북한의 권력은 김정은이 아니라 고모부인 장성택이 잡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장성택이 북한 권력의 실세일 공산이 큽니다.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장성택이 어린 김정은에게 정치적, 전략적 조언과 지침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새로 출범한 김정은 정권이 선군정치와 대남 도발을 계속할까요, 아니면 중국식 개방 조치에 나설까요?

답) 저는 북한이 중국식 개방, 개혁 쪽으로 나오기를 희망합니다. 또 중국 동북 3성의 대북 투자가 계속되면 북한이 개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주민들에 대한 북한의 폭압 정치를 볼때 김정은 정권이 그런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감당하고 관리해 나갈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보십니까?

답)중국은 북한이 못마땅 하지만 북한의 안정을 중시해서 각종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해줍니다. 저는 이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현상유지를 위해 북한에 도움을 주는 것은 중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문)끝으로, 북한의 수뇌부와 주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답) 저는 지난 1998년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 부참모장으로 근무하면서 판문점에서 북한 인민군과 협상을 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들었던 생각은 한반도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는 것입니다. 한반도는 보다 자유롭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바탕해 국제사회에 진출해야 합니다. 북한이 언제 이 역사적인 흐름에 동참할지는 모릅니다만, 하루빨리 이 역사적인 흐름에 합류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문) 헤이든 전 국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마이클 헤이든 전 미 중앙정보국장과의 인터뷰를 보내드렸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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