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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럽의회 인권소위원장] "북 외부정보 접촉, 통일 충격 줄일 것"


바바라 로크빌러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위원장.

바바라 로크빌러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위원장.

북한 정부는 북한 내 구금시설들에 대한 국제 전문가들의 방문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바바라 로크빌러 (Barbara Lochbihler)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위원장이 말했습니다. 독일 출신의 로크빌러 위원장은 과거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독일 대표를 지내는 등 20년 간 독일의 국민화합과 국제인권 분야 전문가로 활동했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로크빌러 위원장을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문) 로크빌러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지난 29일 개최하신 북한인권 청문회를 인터넷 웹캐스트를 통해 잘 봤습니다. 우선 청문회 개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는 특정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인권 상황을 다룹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북한에는 너무 심각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시 북한의 인권 유린에 초점을 맞춰 의제로 다루려는 겁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주 본회의에서 중국 내 탈북 난민들의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개최한 겁니다.

문) 유엔 보고서는 북한에서 인권 유린이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은 어떤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보십니까?

답) “우리는 무엇이 가장 심각한지 순위를 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든지 인권 유린은 동일하게 나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다 집단적인 인권 유린을 뽑는다면 식량권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주민들에 대한 북한정권의 식량권 침해는 매우 심각하죠.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권위적인 북한 정권의 폐쇄성과 정보통제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정권은 매체에 대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접근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 집회의 자유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강제수용소의 삶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고문과 학대가 일상화 돼 있는 노예수용소와 같습니다. 이렇게 북한의 인권 유린을 나열하면 정말 너무도 깁니다. 유엔 보고서는 유럽의회와 마찬가지로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 방금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에 진전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 “북한 정부는 인권 상황의 변화와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게 매우 힘듭니다. 그들은 그런 조언을 내정간섭이라며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 주민들이 처한 상황은 변화에 대한 기대를 더 어렵게 합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자생적인 풀뿌리 움직임이 나타나려 하면 어떤 형태이든 싹부터 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유엔총회와 유엔 인권이사회는 몇 년째 매년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유럽의회도 이미 여러 차례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변화 조짐은 없고 최근에는 더 악화됐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글쎄요. 새롭다는 것은 그게 무슨 의미냐에 달려있지 않을까요? 저는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치적인 길밖에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 정권에 당신들이 서명한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하는 겁니다. 저는 북한을 대하는 데 있어 이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봅니다.”

문) 일각에서는 대안 가운데 하나로 유엔에 북한 정권의 반인도 범죄를 조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의회 역시 2010년과 지난 해 채택한 결의안에서 거듭 유엔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 것 역시 정치적 개혁 혹은 정치적 압박의 틀 안에 있다고 봅니다. 유엔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 구성은 매우 중요한 요구라고 봅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주에 통과시킨 결의에서 북한 정권에 독립적인 국제 전문가들의 방북 조사를 허용할 것을 명확히 요구했습니다. 이들이 북한에 가서 구금시설과 다른 인권 유린에 대해 조사를 하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거죠. 유럽의회(EP)는 유럽연합(EU)에 유엔이 이런 조항이 담긴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다른 나라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정기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 하지만 일부 외교소식통들은 유럽연합의 일부 회원국 등 여러 나라들이 그런 요청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답) “저는 그런 조사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사위 구성은 유익한 형태라고 봅니다. 따라서 유엔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 구성에 반대하는 정부들은 생각을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또한 유엔 조사위 말고도 이미 유엔에 있는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먼저 북한의 구금시설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 북한 반인도범죄 국제연대 (ICNK)가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정치범 관리소 조사를 위한 특별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청원서를 제출했는데요. 같은 맥락인 것 같군요.

답) “맞습니다. 유엔에는 독립적인 조사위원단이 있습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주 채택한 북한인권 결의안에서 북한에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제기된 권고안들을 이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는 독립적인 국제 전문가들의 북한 방문을 허용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겁니다. 우회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유엔 이란인권특별보고관은 이란 정부가 방문을 거부하자 정기적으로 다른 방법들을 통해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다른 특별보고관들도 그런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첫 걸음은 북한 정부가 구금시설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사를 스스로 허용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으로 봅니다.”

문) 로크빌러 위원장님은 유럽의회 진출에 앞서 인권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통일 독일의 국민화합과 인권 보호에 적극적이셨던 것으로 아는데요. 조국 통일을 경험하신 분으로서 남북한에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지요?

답) “글쎄요. 우리는 말씀하셨듯이 통일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통일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정말 많은 어려움들을 겪었습니다. 당시 동독의 상황은 지금의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익숙해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통독에 어려움들이 많이 따랐죠. 그런데 북한을 보세요. 대부분의 주민들이 외부 정보와 차단돼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북한 주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나타날 겁니다. 저는 이 점이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이를 완화시키는 길은 남북한이 상호 친척 방문을 허용하고 독립적인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여전히 주민들의 모든 것을 강력히 통제하길 원한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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