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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한 전통음식문화 연구원장 이애란]


한국의 서울 종로에 최근 능라 전통음식문화 평생교육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평소 ‘통일은 밥상에서부터’라고 외쳐 온 이애란 북한 전통음식문화 연구원장이 또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에게 요리 분야 취업 교육과 문화강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이애란 원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문) 우선 능라 전통음식문화 평생교육원,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답) 직업 대안학교입니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남쪽에 와서 사실 가장 필요한 것이 직업훈련 교육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3년 전에 조사를 해보니까 이탈 주민들이 직업훈련 교육을 받는 데 있어 용어라든가, 교육내용 등 측면이 상당히 어려워서 교육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또 실질적으로 저희가 그 동안 남한의 체계에 편입해서 남한의 실직자들과 같이 직업훈련 교육을 받았는데, 그분들과 저희들이 받는 직업훈련 교육의 내용은 조금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쪽에 계시다가 실직을 당했거나 이직을 희망해서 직업훈련 교육을 받으시는 분들은 남쪽 사회에 대한 이해라든가 문화적인 이질감 같은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분들은 기술만 배우면 되지만 북한 이탈 주빈들은 기술만 배워서는 취직이 상당히 어렵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가 남쪽에 계시는 분들과 똑 같은 직업훈련을 받았을 때 북한 이탈 주민들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보면 북한 이탈 주민들이 그 동안 받아왔던 직업훈련 교육은 크게 취업과 정착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능라 전통음식문화 평생교육원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북한 이탈 주민들이 보다 많은 취업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또 남한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소양교육과 함께 기술교육을 포함한 전인적인 교육을 해서 이분들이 남한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능라 전통음식문화 평생교육원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능라’라는 이름을 붙이다 보니까 이름이 좀 더 길어진 것 같고요. 능라는 평양에 있는, 서울로 치면 여의도 같은 섬입니다. 여의도만큼 크지는 않지만 상당히 아름다운 섬이고요. 특히 능라도에서 바라보면 그 유명한 ‘을밀대’가 보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을밀대, 부경로 등 평양의 제1경이라고 할 수 있는 경치가 병풍처럼 둘러진 상당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비단 릉(綾)’자에 ‘그물 나(羅)’자를 써서 능라도라고 부르는데요. 그래서 ‘북한’이라고 하기보다는 ‘능라’라고 이름지은 것이고요. 향후 통일을 지향함에 있어 평양의 문화와 서울의 문화가 합쳐져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 동반자가 될 때 원만한, 바람직한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음식문화나 조리 기술, 음식을 통한 관광산업을 일으켜 세우는 것 등에 있어 역할을 하고자 (문화원을) 열게 됐습니다.

문)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이분들을 위한 정착 직업교육을 하신다는 말씀이고 이름도 개성 있게 잘 지으신 것 같은데요. 이름에 ‘전통음식 문화연구원’이란 말이 있거든요? 그러면 주로 북한의 음식문화와 관련, 이를 활용해서 한국에 정착할 수 있는 교육을 하시는 건가요?

답) 네, 그러니까 한국의 한식조리기능사, 양식조리기능사 등 기능사 자격증들을 따게 하고 북한요리들을 특색 있게 가르치는 거죠.

문) 그러니까 한국에서 제공하는 자격증들도 함께 취득할 수 있는 교육을 시키시면서 그에 덧붙여 북한음식에 더 특기를 가질 수 있게 교육하시는 거군요?

답) 그렇죠. 그리고 최근 남한에서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북한 이탈 주민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 같고요. 요즘 저희 문화원이 좀 알려지니까 원래 한국에서 사시던 분들께서 냉면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많으세요.

문) 아무래도 북한 음식 중에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 냉면이죠?

답) 네, 냉면 배우러 많이들 오시겠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상당히 많은 지원이 들어왔습니다.

문) 그러면 탈북자뿐 아니라 한국 주민들도 원하시면 교육을 시키실 계획이군요?

답) 그렇게 해야죠. 탈북자 분들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북한 이탈 주민들에게는 무료로 교육할 예정이고요. 한국분들에게는 소정의 수강료를 받아 북한 이탈 주민들과 같이 교육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문) 네. 좋은 취지인 것 같은데요. 사실 그런데 실질적으로 한국에 오신 북한 주민들이 사회 적응도 그렇고 취업에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계시단 말이죠. 이런 속에서 교육이 얼마나 그분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지 궁금하고 또 프로그램 수료 후에 취업과도 연계해 지원하는 계획도 있으신가요?

답) 그렇죠. 저희가 지금 연구원에 ‘라이스 스토리(Rice Story)’, 그러니까 ‘쌀 이야기’라는 조그마한 카페를 열었는데요. 이 카페에서는 최근 쌀 소비와 관련해서, 미국에서도 쌀 소비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쌀이 건강음식이기 때문에요. 그래서 저희가 쌀로 만든 여러 가지 음식들을 개발했어요. 그래서 이 카페는 점심에 비빔밥을 판매한답니다. 요즘 외국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고 또 좋아해서 많이 드시기 때문에. 그런데 저희는 남한의 전통 비빔밥이 아니고 평양 비빔밥과 해주 비빔밥을 만들어서 점심시간에 팔고요, 또 저희가 개발한 음식 중에 ‘떡 짐’, ‘코리아 샌드위치(Korea Sandwich)’이라는 것이 있는데 녹두 지짐, 절편을 붙여서 만들어 먹는 한국식 샌드위치가 평양에 이미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이를 개발해서 시식을 많이 시켜봤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고요. 건강 측면에서나 맛에서 맥도널드 햄버거에 버금가게 맛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문) 카페를 운영하시면서 취업에도 지원을 하실 계획이군요.

답) 그렇죠, 그렇게 되면 북한 이탈 주민들이 그 카페에서 일할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은 창업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창업을 지원할 수도 있고요.

지금까지 한국 내 탈북자들의 취업을 위한 전통음식 교육원을 개설한 서울의 이애란 북한 전통음식문화 연구원장과의 인터뷰를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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