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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보고서 계기로 북한-이란 간 핵 협력 의혹 증폭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이란 핵 보고서를 계기로 북한과 이란 간 핵 협력 의혹이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북한 과학자 수백 명이 이란에 머물면서 이란의 핵 개발을 돕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핵과 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북한-이란 관계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지난 주 이란이 외국의 도움을 받아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모두 25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는 이란과 북한 간 핵 개발 협력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그러나 유엔 조사관들은 지난 18일 국제원자력기구 35개 이사국들을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그 후 일본의 `산케이 신문’을 비롯한 각국 언론들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수백 명의 북한 과학자들이 이란에서 핵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서부의 민간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브르스 베넷 선임 연구원은 북한과 이란 간 핵 협력은 하루이틀 된 얘기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전에도 북한의 핵실험에 이란 관계자가 참관했다는 등 여러 얘기가 있었다며, 북한의 핵 기술이 이란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현실은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이란이 손 잡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보도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양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하는지는 아직 베일에 쌓여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 경제연구소의 채드 오캐럴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과 이란이 분야별로 서로 앞선 기술을 상대방에 전수하는 ‘상호의존적’ 관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캐럴 국장은 지난 해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은 이란의 농축 시설보다 한층 앞선 것이라며, 이란은 북한으로부터 우라늄 농축 기술을 배우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이란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전수받고 싶어할 것이라고 오캐럴 국장은 말했습니다.

이란은 이미 두 차례나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반면 북한은 모두 실패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이란의 미사일 기술을 배우고 싶어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캐럴 국장은 좀더 구체적으로 북한이 이란으로부터 미사일 ‘연료’ 기술을 배우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노동미사일 등은 모두 액체 연료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액체 연료를 사용할 경우 발사 전에 연료를 미사일에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상대방에 탐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이란이 사용하는 장거리 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북한과 이란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는 정황 증거와 보도는 상당히 많습니다.

폭로 전문 인터넷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지난 해 11월 이란이 사정거리 3천Km인 북한제 BM-5 미사일 19기를 확보했다는 2010년 2월24일자 미국 외교전문을 공개했습니다.

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지난 달 7일 북한과 이란, 시리아가 요르단에 있는 ‘아랍뱅크 PLC’를 통해 핵 기술과 관련된 금전 거래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이 항공 편을 통해 금지된 탄도미사일 기술과 물자 교류를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핵 확산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7일 북한의 핵 확산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호주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의 어떤 확산 활동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거듭 분명히 밝힌다”며 “북한이 다른 나라나 단체들에 핵 물질을 이전할 경우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 하원의 로스-레티넨 외교위원장은 지난 6월 북한과 이란 간 핵 협력을 막기 위해 기존의 제재를 강화하는 ‘이란 북한 시리아 비확산 개혁과 현대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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