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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실태 인정 거부하는 북한


미국 국무부는 지난 27일 발표한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국제사회가 인신매매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고, 북한 내 인신매매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국무부가 발표한 북한의 인신매매 실태를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시죠.

답) 국무부는 북한이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해결책도 없는 나라라며 9년 연속 최하등급인 3등급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식량과 일자리, 자유를 찾기 위해 자의적으로 또는 인신매매 조직을 통해 중국에 온 북한 여성들은 대부분 강제 결혼과 노동, 매춘의 덫에 걸려 고통 받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이런 여성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당국의 허가 없이 도강을 했다고 처벌하고 있다고 국무부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문) 9년 연속 똑같은 문제가 지적됐다면 상당히 심각하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기본적인 내용부터 살펴보죠. 국제사회는 인신매매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습니까?

답) 유엔과 미 정부에 따르면 인신매매는 성매매와 착취, 강제노동 등을 목적으로 사람을 사고 팔거나 강제로 납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실업률과 빈곤, 범죄, 성분 등 사회적 차별, 정부의 부정부패와 정치적 분쟁 또는 문화적 이유 등으로 노동착취를 당하거나 강제로 나라 안팎의 매춘시장에 팔리는 형태를 말하죠. 또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 강제노동에 투입되거나 성적 착취를 당하는 것 역시 인신매매에 해당됩니다. 한마디로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미 국무부 보고서는 북한 여성들의 중국 내 성매매 뿐아니라 노동착취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보고서는 북한의 일반 노동자들은 직업을 선택하거나 바꿀 권리가 없으며, 15만에서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정치범 관리소 수감자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장시간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해외에 나가있는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들은 당국의 감시 속에 이동과 대화의 자유도 없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임금 역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문)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런 북한의 실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답) 루이스 시드바카 국무부 인신매매 퇴치 담당대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9년째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지만 아무런 개선이 없다며,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고, 세계 누구와도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 당국은 인신매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인신매매 자체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12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북한 중앙재판소 심형일 수석법률참사가 한 발언 내용을 들어보시죠.

“그 인신매매 같은 게 돈벌이 수단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제도적으로 사회본질상 존재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우리 내부 와해를 노리거나 금전 이득을 추구하는 외부세력들과 연결된 경우에 혹시 여성 매매 현상이 간혹 있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문) 한국 내 많은 탈북 여성들, 그리고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 가운데 상당수가 인신매매 피해자들이란 증언을 볼 때 북한 정부의 주장은 납득이 잘 가지 않는데요. 미국 정부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까?

답)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인신매매 환경을 조성하는 열악한 경제, 사회, 정치, 인권 상황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처벌하지 말고 보호.지원해야 하며 이들을 도우려는 국제기구나 민간단체들과 협력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시드바카 대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외교적 개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돕기 원하는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고, 중국 정부가 탈북자 정책을 개선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북한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실태와 배경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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