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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중국 공장, 파업으로 생산 중단


일본의 대형 자동차 생산업체인 혼다의 중국 공장들이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공장 파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데다, 일본 기업에서 일어난 일이라 중국 언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혼다 중국 공장의 파업이 시작된 지 얼마나 됐습니까?

답) 지난 17일부터 시작됐으니까, 오늘(31일)로 3주째를 맞게 됩니다. 자칫 파업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중국 어느 지역에 있는 공장입니까?

답) 중국 남부 광둥성의 포산에 있는 공장입니다. 혼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인데요, 자동차 변속기와 엔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1천9백 명이 파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부품 생산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 부품 생산이 중단되면 파급효과가 클텐데요.

답) 부품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당장 자동차 조립 공장들이 가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혼다 자동차는 중형차와 승합차를 생산하는 광둥성 공장 세 곳과 후베이성의 공장 한 곳, 이렇게 모두 네 곳의 조립공장을 중국에 두고 있는데, 이들 공장 모두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뭡니까?

답)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 때문입니다. 중국시장에서 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혼다 측이 현재 연간 65만대에 이르는 생산량을 2012년까지 83만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는데요, 이렇게 업무량이 크게 늘어나는데도 임금은 별로 오르지 않자 그 동안 쌓여 있던 불만이 폭발한 겁니다.

) 당연히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혼다 부품공장의 노동자들은 현재 한 달에 1천위안에서1천5백 위안, 미화로 약 1백50달라 내지 2백20달러를 받고 있는데요, 월급을 2천 위안 내지 2천5백 위안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15%의 임금인상을 보장하라는 요구도 하고 있습니다.

) 사실 중국 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답) 네, 중국경제가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 빈부격차가 커지고 임금도 지역과 직종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로 중국 내륙 출신의 공장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주택과 식품가격이 오르는 만큼 임금이 올라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가난한 내륙지방보다는 도시에 가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꾹 참아왔던 거죠.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정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 어떻게 바뀌고 있습니까?

답) 경제발전에 따라 중국 내륙지방에서도 일자리 찾기가 쉬워진 겁니다. 내륙지방에서 해안지역의 도시로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움직이는 현상이 점점 줄기 시작한 겁니다. 이 때문에 도시지역의 일손이 부족하게 됐고 그만큼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전보다 더 커졌습니다. 임금을 올리고 노동환경도 개선해달라는 요구를 이제는 거침없이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 그래도 이번 혼다 자동차 파업사태는 중국에서 이례적인 사건 아닙니까?

답) 흔한 일은 아니죠. 중국은 법적으로 노동자들의 권리가 애매하게 규정돼 있습니다. 파업에 관한 규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노동조합도 대부분 회사측의 영향력 아래 있고, 파업이 일어나더라도 경찰이 즉시 투입되거나 사건을 서둘러 무마해버리기 때문에 조직적인 대규모 파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혼다 자동차 사태는 노동자들이 파업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한데다, 규모도 단일 회사 차원에서는 과거 어느 사례보다 더 큽니다. 파업이 굉장히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과거와는 다릅니다.

) 중국 기업이 아니라 외국 기업에서 파업이 일어났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이 파업 때문에 가동을 전면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이 저임금과 대규모 국내시장을 앞세워서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왔는데 이번 파업을 계기로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을 바라 보는 시각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나 미국, 유럽에도 수출하기 위해 공장을 세우고 있는데요, 중국 공장이 파업으로 멈춘다면 손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언론들도 이런 중대한 의미를 인식하고 이번 파업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 파업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고 있습니까?

답) 노동자들과 회사측이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지 지방정부가 중재에 나서고는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중국 당국이 파업 노동자들을 강제로 해산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노동자들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다, 중국 내 반일 감정 때문에 당국이 일본기업 편을 든다는 비난을 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노사양측이 현명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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