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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금지협약 협상 시작…미국 등 40개국 불참 “비현실적”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핵무기 전면 폐기를 목표로 한 유엔 핵무기금지협약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40개 나라는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7일 유엔총회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무기금지협약 협상 불참 이유를 밝혔습니다.

[녹취: 니키 헤일리 대사] “Is there anyone that believes that North Korea would agree to a ban on nuclear weapons?”

헤일리 대사는 북한과 같은 나라가 핵무기 금지에 찬성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국제사회는 핵무기 감축 문제에서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는 좋은 결과를 추구할지 모르지만, 북한은 환호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고,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과 각국 국민들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헤일리 대사는 지금과 같은 현실에선 (핵무기 금지가) 배드 액터, 즉 나쁜 행위를 하는 나라들에게 핵을 허용하면서 평화와 안전을 지키려는 좋은 나라들은 핵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면서, 이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핵무기금지협약 협상은 지난해 10월 123개 유엔 회원국의 찬성으로 이날 공식 시작됐습니다. 당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반대표를 던졌고, 중국 등은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등은 1968년 채택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토대로 점진적인 핵무기 감축 방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시작된 회의에 불참을 선언한 나라는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40여개국에 이릅니다. 이들 나라 유엔대사들은 이날 헤일리 대사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의 경우 NPT 채택 이후 핵무기의 85%를 감축했다며 NPT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영국의 매튜 라이크로프트 대사 역시 핵무기 감축은 영국 정부의 오랜 목표라면서, 냉전시대 이후 영국은 핵무기 50%를 줄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진적이고, 다자적인 국제체제 아래 핵무기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영국의 주장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북한도 미국 등의 참가 거부를 이유로 들며, 이번 협상에 대한 불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협상을 위해 유엔 총회장에 모인 나라들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일본의 다카미자와 노부시게 군축대사는 북 핵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습니다.

[녹취: 일본 대표] “In particular, North Korea, since last year, has conducted two nuclear tests…”

북한은 지난해 이후 2번의 핵실험과 20번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핵 강국에 대한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실제적이고, 임박한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핵무기금지협약 협상은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회의와 각국의 의견 교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2차 협상은 오는 6월15일 시작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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