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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외무상 "독도 영토" 발언, 갈등 확대...트럼프 측 "무역전쟁 원치않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촉발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독도 영유권 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는 경기도의회의 계획이 알려지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다케시마(독도)는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라고 말했고요, 한국 측은 ‘망언’이라며 규탄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정치· 경제 엘리트들이 매년 스위스에서 모이는 ‘다보스 포럼’이 진행중인데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통해 자유무역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고,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측근 인사를 보내서, 중국과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이란과 서방 측의 핵합의 실행 1주년을 맞아, 이란 대통령이 미국 새 정부의 핵합의 폐기 내지는 재협상 움직임을 비판했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일본 외무상이 ‘독도는 우리땅이다’, 이런 말을 했군요?

기자) 네. 한국의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어제(17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 각료회의 직후,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기자들과 만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원래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면서 “그런 입장에 비춰봐도 (소녀상 건립은) 수용할 수 없다는게 우리나라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일본 외무상은 차기 총리감으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의 대중적 인기가 아직은 높은 가운데, 차기 지도자를 물색하는 정치권과 언론의 움직임이 시작됐는데요. 기시다 외무상이 다음 총리 물망에 오른 대상자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이번주 초 요미우리 신문을 비롯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시다 외무상은 “아베 시대도 언젠가는 끝이 온다. 우리가 아베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할 것 아닌가”라면서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보여 지명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올 한해의 목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유력 인사가 독도 영유권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건데, 한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오늘(18일) 일제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비판했습니다. 집권 새누리당의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본 내부의 군국주의적 망령을 되살려내려는 듯 하다”면서 “걸핏하면 일본이 대한민국 영토를 총칼로 유린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펼치는 시대착오적 행태”라고 비난했습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는 “일본정부는 역사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당장 깨어나야한다”고 했고요, 우상호 원내대표는 “일본 외무상이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외교적으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야당에서는 윤병세 외교장관이 “직을 걸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한-일 관계가 매우 안 좋은 상황인데, 더 큰 갈등이 불거지는 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일본 대사가 자리를 비운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의 소환명령을 받고 지난주 월요일(9일) 귀국한 건데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대사를 조기에 다시 보낼 필요가 없다. 일본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오늘(18일) 전했습니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과의 갈등이 근래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우익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오늘자에서, 최근 크게 악화된 한국과의 관계를 조명하는 ‘역사전쟁’이라는 제목의 연속특집 기사를 게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주재 일본대사가 귀국한 이유는 뭐죠?

기자) 지난달 말 부산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내린 조치입니다. 이 소녀상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하는 '위안부'로 끌려갔던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건데요.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말,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두 나라 사이의 합의로 최종 해결됐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는데, 오히려 부산에 소녀상이 하나 더 생기자, 대사를 소환하는 강경 조치를 취한 겁니다. 그러다가 독도에 또 소녀상을 세우는 계획이 공개됐고요, 일본 외무상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겁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한-일 관계에 대한 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했다고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번주 베트남을 마지막으로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연안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는데요. 오늘(18일) 스기아먀 신스케 차관을 비롯한 외무성 간부들을 소집해 한국과의 외교관계 현안을 긴급 논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주 한국주재 대사 소환 직후, “일본은 (위안부 합의로) 이미 10억엔(약 860만 달러)을 냈으니 이제는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할 차례”라고 지적하고, 소녀상 문제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한국 정부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한일관계에 대한 특별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는 오는 금요일(20일) 개회하는 정기국회에서, 2017년 한해를 여는 시정연설을 통해 소녀상 문제와 위안부 합의 실행을 비롯한 한국과의 현안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오늘(18일)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1월 시정연설에서는 한국에 대해,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말했었는데요, 1년만에 양국관계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일본 정부 최고 책임자로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는 중입니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국이 이번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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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이 진행중이군요?

기자) 네. ‘세계경제포럼’, 개최지가 스위스 다보스이기 때문에 보통 ‘다보스포럼’이라고 부르는데요. 47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가 어제(17일), 나흘 일정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중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올해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이끌 미국의 새 정부가 보이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비판하면서, 자유무역 확대를 통한 ‘세계화’를 주창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의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국무원은 이날(17일) 시진핑 국가 주석의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이 진행된 직후 ‘대외 개방 확대와 적극적인 외자 이용에 대한 통지’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외국인의 은행, 증권, 투자 관리, 선물, 보험, 회계 분야 투자 제한이 크게 완화된다고 중국 국무원은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중국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서 외국계 기업의 주식 공개 매매가 허용되고요, 외국자본 기업이 중국 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외국인의 투자를 자유롭게 하면서, 중국이 자유무역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건데,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이 말로만 보호무역주의 타파를 외치지 말고, 실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다보스포럼 개막에 앞서 영국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그동안 국제무역규범을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만 적용해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고 비판했었는데요. 시진핑 주석의 다보스포럼 연설 내용과 중국 정부의 후속 조치에 대해, 미카엘 클라우스 중국주재 독일대사는 대사관 공식 성명에서 “중국은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한다.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대한 정치적 선언이 직접적인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분위기에서 중국이 자유무역주의를 들고나온 것을 평가하는 반응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주요 금융기관가운데 하나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는 “시진핑 주석이 자유무역 위축과 그에 따르는 세계경제 성장 둔화, 경제 불균형 등을 염려하고 나섰다”고 평가하면서, 이에 반해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를 대표해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다보스포럼에 갔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도 참석했나요?

기자) 네. ‘헤지펀드’ 투자 전문가로,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털 회장이 다보스포럼에 참석중입니다. 스카라무치 회장은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주창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조 연설에 대해 “미국 차기 행정부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하고, “트럼프 당선인이 바라는 것은 보다 균형적인 경제교류 관계”라고 밝혔습니다. 스카라무치 회장은 이어 “우리는 중국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면서 “중국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균형을 맞춰나갈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스카라무치 회장이 또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 안보협력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 나토)’를 ‘한물 간 조직’으로 평가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포용적 난민정책’을 ‘재앙적인 실수’라고 지적한데 대해, 스카라무치 회장이 해명했습니다. “나토는 완벽하진 않지만 잘 돌아가고 있고, 한두 가지 측면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점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고요, 트럼프 당선인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해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중국 강경책을 예고했었잖아요?

기자) 그랬죠. 스카라무치 회장은 미국 새 정부의 대 중국 정책에 대해 “미국은 중국과 매우 강력한 양자관계를 원한다”고 설명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존경한다는 뜻도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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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란 핵 합의가 발효된 지 1주년을 맞아, 이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군요?

기자) 네.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 나라에 독일을 포함시킨 주요 6개국과의 협상을 통해 이란이 핵 포기를 공식 선언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이 시행된 지 월요일(16일)로 1년이 됐는데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어제 (17일)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핵 합의안은 완성됐다.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았고 국제문서가 된 상태”라면서 “이 문서는 이란과 미국 사이의 협정이 아닌, 다자간 협정이기 때문에 재협상 주장은 의미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핵합의 1주년 회견에서 재협상 주장을 일축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드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내용이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란 핵 합의가, 이란 측에 너무 많이 양보했기 때문에, 무효화하거나 협상을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소속된 공화당이 다수파를 차지한 미국 의회는 지난달, 이란에 대한 제재를 10년동안 연장하는 법안을 의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와 함께 미국의 대 이란 정책에 대한 총체적 재검토를 진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를 다시 협상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미국 정치권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중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틀 뒤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월요일(16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핵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막아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차기 공화당 행정부의 재협상 움직임에 대해 경고했고요. 트럼프 당선인 참모집단 일부에서도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거나 재협상하는 방안을 접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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