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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아 지원 운동, 한상만 씨 사망


북한 어린이들을 돌보던 한상만 씨의 생전 모습.

북한 어린이들을 돌보던 한상만 씨의 생전 모습.

북한 내 2천 여명의 고아들을 지원하며 이들의 미국 입양을 위한 캠페인을 펼쳐온 미국의 한상만(샘 한)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 대표가 숨졌습니다. 6.25 전쟁 고아 출신인 한 대표는 북한의 고아들을 살리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며 말기 암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불태웠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많은 북한의 고아 어린이들이 거리에서 잠 자며 구걸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돕고 입양하는 것은 사랑과 인권의 문제입니다.”

북한의 고아들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생을 불태우던 한상만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 대표가 24일 68살을 일기로 숨을 거뒀습니다.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사는 한 대표의 가족들은 지인들과 재단 후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 대표가 지난 19일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24일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가족들은 한 대표가 골수암에 따른 박테리아의 뇌 감염으로 끝내 눈을 감았지만 얼굴은 매우 평온했다고 전했습니다.

골수암은 백혈병 중 골수에 암세포가 확산되는 병으로, 한 대표는 지난 2002년 말기 판정을 받은 뒤 10년째 투병생활을 해 왔습니다.

한 대표는 지난 2007년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을 설립하고 북한 평성과 황주, 사리원에 있는 1천 800 명의 보육원 어린이들에게 영양식 등 인도적 지원을 해 왔습니다.

또 미 의회에 계류 중인 탈북 고아 입양법안의 상정과 통과를 위해 전국적으로 서명운동과 로비 활동을 벌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녹취: 한상만 대표 ]: “그 아이들이 정말 무슨 죄가 있어서 고통과 굶주림, 어려움 속에 있나. 그 아이들을 좀 자유롭게 미국에 오게 해서 게네들이 나 같이 정말 좋은 가정에 가서 앞으로 훌륭하게 되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한 대표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미 주류 언론들도 그에게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녹취: 미 CBS 방송] “Sang Man Han lives with certain urgency …

6.25 한국전쟁 고아 출신으로 미국에 입양됐던 한 소년이 미국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이야기. 그가 골수암을 앓으면서도 북한의 고아들을 살리기 위해 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P통신’과 ‘CBS방송’, ‘NPR방송’ 등 주요 언론들이 앞다퉈 그를 소개한 겁니다.

한 대표는 지난 해 로스앤젤레스 인근 자택에서 가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8년 북한의 한 보육원에서 본 아이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상만] “(그 아이가) 나만 보더라구요 이렇게. 그러니까 또 마음이 가더라구요. 한참 안고 보니까 기저귀가 이상해요. 딱딱하고. 뭐 이런 기저귀가 있나. 2살 밖에 안 되는데. 그래서 아이를 놓자마자 바지를 벗겨 봤다구요. 그랬더니 두꺼운 상자 박스종이를 안으로 해서 했더라구.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마음이 아파요.”

한 대표는 암으로 투병하면서 인생과 신앙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다며, 자신이 받았던 기적적인 사랑을 북한의 고아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희망 없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던 자신에게 사랑의 손길을 베푼 사람들, 특히 미국인 양아버지 스나이더 박사에게서 받은 사랑을 북한의 어린이들과 나눌 소명이 있다는 겁니다.

[녹취: 한상만 대표] “(스나이더 박사님이) 네가 정말 진정 학교를 가기 원한다면 내가 널 학교에 보내주고 너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보호를 다 하겠다고 그랬습니다. 전 믿어지지가 않더라구요. 이 분이 나를 데리고 노나 그랬죠. 그래서 통역 분에게 이 분이 지금 사실대로 말하는 거예요, 물었더니 이 분이 그럼 사실대로 말씀하지 농담을 하겠냐고. 그래서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요.”

한 대표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도 북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1백 명이 넘는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학교에서 빵과 김밥 등을 판매하는가 하면 거리를 다니며 탈북 고아 입양법안 지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가운데 한 명인 고등학생 첼시 림 양의 말입니다.

[녹취: 첼시 림] “I think that it’s so inspirational and just seeing Mr. Han..

한 대표의 놀라운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고, 특히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북한의 고아들을 돕는 열정에 자신과 청소년들이 큰 도전을 받았다는 겁니다.

한 대표를 곁에서 돌봐 온 딸 로미 씨는 받은 것을 다시 세상에 돌려주려는 아버지의 헌신적이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딸 로미 씨] “What has he given backed what has he contributed back..

로미 씨는 한상만 대표의 임종을 전하는 글에서, “아버지는 놀라운 강인함과 신앙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사랑을 끝까지 실천한 거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는 숨지기 전 ‘미국의 소리’ 방송과 지인들에게 보낸 마지막 전자우편에서 조차 “절망과 고통 가운데 있는 아이들을 더 돕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30여 곳 이상의 뼈 기능이 마비돼 고통이 심하지만 매일매일의 삶이 이 때문에 기쁜 모험이며 견딜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한상만 대표] “한 어린 영혼이라도 구제하고 구원하는 게 제 소망입니다. 이런 일을 하니까 내가 사는 거고 마음이 편하고 내가 정말 즐기고 나의 매일매일의 하나의 모험이고 기쁨입니다.”

하지만 한 대표는 결국 마지막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습니다.

[녹취: 한상만 대표] “ North Korean Adoption Act of 2011! “법안이 통과되어 정말 아이들이 올 수 있다면 그제야 전 편안히 천국에 갈 거에요.”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계류 중인 탈북 고아 입양법안은 38명의 의원이 지지 서명을 했지만 아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대표의 지인들과 후원자들은 “인생은 사랑하는 것이며 사랑하는 것이 바로 인생” 이란 그의 좌우명을 기억하며 끝까지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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