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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평양' 북한인에 대한 희망 담은 영화


'굿바이 평양' 북한인에 대한 희망 담은 영화

'굿바이 평양' 북한인에 대한 희망 담은 영화

일본과 북한에 흩어져 사는 한인 가족의 굴곡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가 다음 달 3일 한국에서 개봉합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 2세인 양영희 감독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평양에 살고 있는 오빠 가족들을 통해 북한 체제의 정치적 모순과 열심히 살아가는 일반 북한 사람들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에서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굿바이 평양’은 과거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의 북송 귀환사업 때 흩어졌던 한 가족의 창문을 통해 북한 사회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재일한인 2세인 양영희 감독은 2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두운 체제 뒤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북한 사람들의 순수한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메시지라고 혹시 한다면 체제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감이 그 땅에서 사는 보통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으로는 안 됐으면 좋겠다고, 따로 봐야겠다고. 저도 오랫동안 북한을 다니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됐거든요.”

조총련 간부였던 양 감독의 아버지는1970년대 초 외동딸을 남겨둔 채10대의 세 아들을 모두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양 감독은 재일 한인에 대한 일본 사회의 차별에서 벗어나 조국에서 당당하게 꿈을 일구라는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후 북한사회의 몰락을 지켜보며 자녀들에 대한 생활비 송금 걱정과 말 못하는 가슴앓이를 하다 눈을 감았습니다.

양 감독은 지난 1995년부터 북한을 10여 차례 오가며 캠코더를 통해 가족들을 촬영했습니다.

그런 중 지난 2005년 아버지의 삶을 주제로 제작한 ‘디어 평양’이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국제 영화계의 시선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북한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과 조총련의 반발을 샀고, 양 감독은 그 때문에 2005년 이후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 감독은 가족을 다시 만나려면 사죄서를 쓰라는 조총련의 요구에 대한 응답으로 ‘굿바이 평양’을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걱정이라며 하고 싶은 말도 안 하면서 우리 부모님 세대는 다 그렇게 살아 오셨지만, 그럼 일본에 있는데 북한 체제 따라 사는 것 같아 저는 거부감이 있구요. 물론 지금도 걱정이죠. 아무리 제가 노력해서 피해 안 가려고 조심스럽게 한다 해도 매일 걱정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저희 가족을 유명하게 누구나 아는 가족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오히려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양 감독은 이전에 제작한 ‘디어 평양’이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굿바이 평양’에서는 가족 뿐아니라 체제 등 정치적인 문제도 지적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디어 평양에서 말하는 평양은 정치성이 없는 평양이에요. 우리 가족! 그리운 소중한 사람들이 사는 장소 이름. 굿바이 평양에서 말하는 평양은 정치적 평양에 대한 굿바이죠. 가족에 대한 굿바이가 아니라. 못 만나지만 계속 가족에 대해서는 그립고 인사하고 싶지만 가족 만나러 오지 말라는 정치적 평양에 대해서는 저도 굿바이 하겠다는 거죠.”

그런 의도는 영화 곳곳에 나타나는 여러 기호적 장치들과 말, 침묵 속에 흐르는 눈물 속에 담겨 있습니다.

Film/ Pyongyang ACT 5 YKK 2-22: “미키 마우스 스타킹에 대해 주고 받는 양 감독과 조카의 대화 소리….”

미국 월트 니즈니사의 유명한 만화영화 주인공인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스타킹을 선물 받고 기뻐하는 조카 선화. 고모가 그런 선화에게 스타킹을 빼앗기지 않냐고 묻자 선화는 다들 뭔지 몰라서 괜찮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 앞에서 김일성을 칭송하지만 북한에 있는 아들 가족사진을 보며 말 없이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의 상반된 모습. 음악을 사랑했지만 결국 우울증에 빠져 아버지 보다 먼저 눈을 감은 큰 오빠. 어머니가 북한의 오빠 가족들에게 보내는 소포는 생명줄과 같다는 설명 등은 체제의 모순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감독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그러나 체제에 대한 비관보다는 북한의 일반 사람들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이 정전이에요. 정전되니까 선화가 `영광스런 정전입니다’ 해서 웃으면서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정전 장면이 바로 지금의 우리 가족의 실정이고 북한의 현실이고. 진짜 안 보일 정도로 아주 어두운데 사람들은 그 속에서도 웃으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북한을 아주 암흑세계로만 보고 싶지 않거든요. 거기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물론 탈북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북한사회의 경직성 때문에 주민들이 웃고는 사는지, 농담을 즐기는지 질문하는 외국인들의 편견을 없애주고 싶었다는 겁니다.

양 감독은 3살 때부터 촬영했던 조카 선화가 지금은 대학생이 됐다며, 조카와 오빠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한인 이민자 2세인 자신과 북한의 이민 2세인 조카 선화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사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겁니다.

‘굿바이 평양’은 다음 달 3일 한국에서 개봉한 뒤 일본에서는 ‘그리운 선화’ 란 제목으로 4월에 개봉합니다.

미국에서는 ‘선화-또 다른 나 -The other myself’ 란 제목으로 올 하반기쯤DVD를 통해 출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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