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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금강산 조치 철회 촉구


금강산으로 가는 관광버스 (자료사진)
금강산으로 가는 관광버스 (자료사진)

남북 경협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존폐의 기로에 섰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에 대한 한국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취소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부당한 처사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이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을 철회하겠다고 일방 통보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북측에 즉각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천해성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북측의 합의 위반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일방적 주장은 사업자간 계약, 남북 당국간 합의, 그리고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불법 부당한 처사로서 받아들일 수 없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천 대변인은 이어 “앞으로 현대 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관련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8일 담화를 통해 “이제 더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가망도 없다”며 “현대 측에 준 독점권에 관한 조항의 효력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대아산 측 관계자는 “지난 달 15일과 30일 두 차례 금강산에서 이 문제로 북측과 협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북측이 일방적으로 현대에 이런 내용을 문건으로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아산 측은 북측의 이번 조치에 당혹해 하면서도 이로 인해 금강산 관광이 아주 끝났다고는 보지 않고 있습니다. 북측이 지난 달 이 문제로 현대아산 측과 협의를 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사전에 설명했고 이번 담화문 발표에서도 북측 지역을 통한 관광은 북한이 맡되 한국 측 지역을 통한 관광은 현대에게 계속 맡기겠다고 밝힌 만큼 아직 회생의 끈은 살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노지환 과장입니다.

“북측에서 그렇게 얘기가 나오는 게 금강산 관광만 재개된다면 모든 문제가 다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게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밝혔고, 그래서 관광 재개를 위해서 정부 당국과 그리고 북측과도 앞으로 계속 긴밀하게 협의를 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아산 측에 남북한 당국의 이견을 해소할 카드가 마땅치 않아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은 현재로선 아주 낮아보입니다.

지난 2008년 7월 한국 측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되면서 한국 정부는 북측에 진상 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을 요구한데다 천안함 연평도 사태로 북측의 이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 문제까지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북측의 이번 조치가 금강산 관광 중단 이 장기화하자 이를 타개하려는 단순한 경제적인 동기 이외에 다른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간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는 북한의 이번 조치는 다분히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위한 압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건물의 소유권 등을 다 거둬들인 상황에서 독점권이 현재 상황에서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렵고, 우리 정부 그리고 국제사회 쪽에 현대아산 압박을 통해 자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해 4월 외금강 지역 현대아산의 주요 시설에 대해 동결 조치를 취했는데 이번 독점권 취소는 그에 이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금강산 관광을 되살려 외화 수입을 거두려는 게 또 다른 이유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조치일 거라는 설명입니다.

중국 여행사들은 지난 해 5월 외금강 관광을 포함한 단체관광 상품을 판매했지만 한국 정부가 한국 기업체들의 자산이 있는 외금강 등을 관광지에서 빼달라는 요청을 중국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중국인들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 관광객 유치의 걸림돌을 치우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강산 관광의 수익성이나 교통 등 주변의 열악한 기반시설 등을 고려할 때 현대아산을 대신할 자금력과 운영 노하우를 갖춘 새 사업주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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