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독일이 징병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고요?
답)네, 징병제는 말 그대로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하는 것인데요. 독일은 최근 징병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독일 국방부는 최근 징병제를 폐지하고 군 병력을 대폭 감축하는 개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정부는 이 군부 개혁안 추진을 위해 이미 지난 7월에 현행 군복무기간을 기존의 9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했습니다.
문)독일이 징병제를 폐지하려는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독일의 징병제 폐지 배경에는 2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독일군을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한 군대로 만들기 위한 군 현대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작지만 강력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징병제보다는 자원병, 직업 군인 제도가 좋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
독일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군사 제도를 21세기에 적합한 형태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테러 등 21세기의 안보 환경에 적합하게 군 조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또 다른 요인은 무엇입니까?
답)재정 적자 문제입니다. 현재 독일군은 25만명 규모인데요. 이 많은 군인들을 먹이고 입히는 것은 물론 무기를 구입해, 해외 파병까지 하려면 엄청난 돈이 듭니다. 따라서 군대 규모를 줄여서 재정 적자를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문)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인데, 재정 적자가 어느 정도길래 군대까지 줄이자는 것인가요?
답)독일의 올 상반기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5% 규모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인데요. 이 때문에 독일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매년 한 1백억 유로씩 재정 적자를 줄여, 오는 2016년까지 총 5백억 유로의 예산을 줄인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방금 정부 씀씀이를 줄인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예산을 줄인다는 것인가요?
답)언론 보도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오는 2014년까지 공무원을 1만명 정도 줄이고 임금도 삭감할 계획입니다. 또 전력 회사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는 한편 실업 수당과 양육 보조금 등 복지 혜택도 줄일 계획입니다.
문)그래서 징병제를 폐지하고, 병력을 줄여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것이군요?
답)네, 현재 독일군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25만명 규모인데요. 병력 수를 16만 명으로 34% 정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병력이 이렇게 줄어들면 자연 국방 예산도 줄어들어 예산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정치권은 징병제 폐지에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현재 독일은 기민당과 기독교사회연맹 연립 정부가 이끌어 가고 있는데요. 각 정당은 징병제 폐지에 대해 정파별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르켈 총리와 중도파들은 징병제 폐지에 대체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당인 사민당과 보수파 인사들은 징병제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민당의 폴커 카우더 원내 대표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징병제는 사회와 군대를 연결하는 연결 고리”라며 우리는 이런 연결 고리가 존재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많이 경험했다고 말했습니다.
문)현재 독일은 아프가니스탄에 군병력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징병제 폐지와 해외 파병은 관계가 없나요?
답)독일은 현재 아프간에 5천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번 째로 큰 규모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독일군이 좀더 전문화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아프간에서 싸우는 미군은 복무 기간이 길고, 직업 군인이 많아 노련한 반면, 독일군은 복무 기간이 9개월밖에 안됩니다. 따라서 장기 복무를 하는 미군에 비해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문)결국 징병제 대신 직업 군인제를 도입해 군의 현대화와 전문성을 높이 높이겠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이 징병제 폐지 문제는 언제쯤 확정됩니까?
답)독일정부는 이달 말 징병제 폐지 내용을 담은 국방계획안을 의회에 제출 할 계획입니다. 관측통들은 독일 연립정부가 오는 11월께 징병제 폐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독일이 징병제 폐지를 검토하는 배경과 의미를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