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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장관, “미-한 동맹 강화해 북한 잠재적 도발 억지”


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오늘 분단의 최선전인 비무장지대를 찾았습니다. 미국의 국무, 국방 장관이 함께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21일 비무장지대, DMZ를 방문했습니다.

미국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것은 과거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수행한 것을 제외하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두 장관의 DMZ 방문에는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동행했습니다.

양국 장관 일행은 먼저 최전방 초소인 오울렛 초소를 찾아 북한 지역을 지켜본 뒤 대북 경계상황을 살펴봤습니다.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m 떨어진 북측과 가장 가까운 초소로, 17년 전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방문했던 곳입니다.

클린턴 장관은 유엔사 JSA경비대대 에드워드 테일러 중령으로부터 5분 간 브리핑을 들은 뒤 긴장된 표정으로 망원경으로 북측 지역을 살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와 남측 대성동 마을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지금도 양측이 깃발을 더 높이 달려고 애를 쓰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양국 장관 일행은 이어 판문점 자유의 집을 찾아 미-한 연합군 장병들과 악수하며 격려했습니다. 장관들은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의 회담장도 방문했습니다.

양국 장관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며 JSA 내 정전위 회의실을 둘러봤으며 이런 모습을 창문 밖에서 북한 병사들이 호기심 어린 눈길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회담장을 둘러본 뒤 게이츠 장관은 “한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는 강한 신호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번이 세 번째 DMZ 방문으로, 한국이 놀라운 성장을 한 데 반해 북한은 고립과 박탈이 지속되는 등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또 “천안함 사건에서 보듯 북한은 예상치 못한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강한 미-한 군사동맹으로 잠재적인 도발을 억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린턴 국무장관도 “(남북한 사이) 3마일 정도 분리된 국경이 비록 얇은 선이지만 남북한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과 달리 북한은 여전히 고립에 빠진 채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북한에 다른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북한이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한국에 대한 방어태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국 장관 일행은 이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6.25전쟁 당시 유엔군 전사자와 천안함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고 참배했습니다. 이들은 전쟁기념관 앞 평화의 광장에서 양국 의장대와 군악대의 사열도 받았습니다.

미-한 양국장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한국 국방부 당국자는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이 확고하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북한에도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번 회담에선 미국의 강력한 대북 억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한편, 한반도 방위에 대한 미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미연합사 부참모장과 국방부 정책실장을 지낸 안광찬 전 국가비상기획위원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지난 정부 시절 저하됐던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하고 과거 못지 않은 강력한 동맹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양국 장관이 최전선을 방문함으로써 정전협정 체제를 위반한 북한이 재차 도발하지 않도록 강조하는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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