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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로레알 스캔들 파문 계속 확대


) 먼저 이번 스캔들의 발단이 되고 있는 화장품 회사 로레알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죠

답)네, 로레알은 100 여년 전인 1909년에 설립된 국제 화장품 회사인데요,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랑콤’과 ‘메이블린’과 ‘바디 샵’ 같은 유명상표를 갖고 있는 종합 화장품 그룹으로, 모발 염색제와 피부보호제품, 향수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현재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 회사가 소유주가 유산배분 문제로 소송에 휘말려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로레알의 소유주인 릴리안 베탕쿠르 여사는 올해 87세로 지난 2007년 남편이 숨지면서 로레알 그룹의 단독 소유주가 됐는데요, 총 재산이 약 2백억 달러로 여성으로는 유럽 최고의 갑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베탕쿠르 여사가 평소 친하기 지내던 사진작가 프랑수와 마리 베니에에게 약 13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물려주자, 외동딸이자 유일한 상속녀인 프랑수와즈 베탕쿠르-메이어가 어머니에게서 재산을 물려받은 베니에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것입니다. 연로해서 판단력이 흐려진 어머니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악용해 재산을 가로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 얼핏 보면 유산배분 문제를 둘러싼 재벌가의 소송 사건으로 보이는데요, 이 같은 소송이 정치적 스캔들로 확대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소송을 제기한 외동딸 측에서 어머니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베탕쿠르 여사와 사진작가 베니에를 비롯한 측근들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테이프를 법정에 제출했는데요, 이 녹취록에서 측근들이 베탕쿠르 여사에게 세금 피난처와 탈세, 스위스 은행계좌 등에 관해 이야기 하는 내용과 함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했음을 암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한 유산분배 소송에서 정치 스캔들로 비화된 것입니다. 이후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폭로되면서 파문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에 따라 프랑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구요?

답) 네, 프랑스 경찰은 로레알의 소유주인 베탕쿠르 여사의 자택과 사무실 7곳을 압수 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체포해 심문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지금 현재 적어도 3건의 범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핵심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정말로 베탕쿠르 여사로부터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여부인데요, 사르코지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사르코지 대통령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공영방송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돈을 벌려고 했다면 정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베탕쿠르 여사의 집에 가서 돈 봉투를 받아온 인물로 묘사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며, 명예훼손이자 정치공세라고 주장했습니다.

) 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로레알 소유주인 베탕쿠르 여사와 가까운 사이인 것은 사실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전 파리 근교에서 시장을 역임할 때 그 지역 주민이었던 베탕쿠르 여사의 집을 자주 찾았을 정도로 두 사람은 아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은 베탕쿠르 여사의 유산분배 소송이 제기됐을 때도 엘리제 궁에서 사적으로 만나 앞으로 소송사건이 미칠 영향 등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 베탕쿠르 여사는 또한 다른 정치권 인사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죠?

답) 그렇습니다. 베탕쿠르 여사는 집권당을 지지하고 유력 인사들과 관계를 꾸준히 관계를 맺어 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정치자금이 오갔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사르코지 대통령 최측근 가운데 한 사람인 에릭 뵈르트 예산장관과의 관계인데요, 뵈르트 장관의 부인을 자신의 재산관리인으로 채용해 25만 달러의 연봉을 지불하기도 했습니다.

) 이런 가운데, 로레알이 아주 오래 전부터 정치에 개입한 역사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답) 네, 회사 설립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베탕쿠르 여사의 아버지로 로레알의 창업자인 위젠 슈엘러 전 회장은

독재자 히틀러의 나치정권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베탕쿠르 여사의 남편인 안드레 베탕쿠르 전 회장도 세계 제 1차 대전 초기에는 나치가 후원하는 반 유대주의 잡지에 기고를 하는 등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극우주의를 지지했다고 했습니다.

) 프랑스에서는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 나치에 협력했던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작업이 벌어졌는데요, 이같이 극우적인 활동을 했던 로레알이 화를 면할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답) 네, 나중에 안드레 베탕쿠르 전 회장이 전향해 프랑스 저항 운동인 ‘레지스탕스’에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베탕쿠르 전 회장은 이 때 청년이었던 프랑수와 미테랑 전 대통령과도 친분을 쌓았는데요, 미테랑 전 대통령은 나중에 나치 협력자 색출로부터 베탕쿠르 가문을 구했을 뿐 아니라, 1986년에는 베탕쿠르 전 회장을 총리로 임명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로레알은 이번 파문으로 다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로레알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제1의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의 ‘로레알 그룹’이 정치인들에게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프랑스 정가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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