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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년 62살로 연장


프랑스 정부가 정년을 60살에서 62살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고령화와 연금 재정 적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와 좌파 정당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혁안부터 살펴볼까요?

답) 연금개혁안의 핵심은 현재 60살로 돼 있는 법정 퇴직 연령, 그러니까 정년을 내년 7월부터 점차 연장한다는 것입니다. 그 뒤 매년 4개월씩 정년을 연장해서 2018년이 되면 62살이 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연금 혜택을 온전히 다 받을 수 있는 자격도 더 엄격하게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40년 6개월을 일해야 연금 혜택을 다 받을 수 있었지만 2020년부터는 1년 더 늘어난 41년 6개월을 일한 사람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정년을 늦추고 연금 혜택을 받을 자격도 강화하겠다. 국민들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텐데, 프랑스 정부가 이런 개혁에 나선 이유가 뭘까요?

답) 프랑스 정부는 연금 재정이 이미 바닥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정년 퇴직한 노인 인구도 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연금 재정에서 나갈 돈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세금이 덜 걷히는 바람에 연금 재정으로 들어가는 돈은 크게 줄었습니다. 연금 재정은 젊은 층이 내는 세금으로 노인 층을 지원하는 구조로 돼 있는데, 젊은 층 인구가 노인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여서 이 문제 역시 연금 재정 적자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프랑스의 연금 재정 적자,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 프랑스의 연금 재정적자는 지난 해 82억 유로에 달했는데요, 경제 위기가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올해 3백억 유로가 넘을 전망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제도를 수술하지 않을 경우 2050년이 되면 적자가 1천억 유로대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 이번 연금개혁안으로 연금 재정이 크게 확충될 수는 있는 겁니까?

답) 프랑스 정부는 연금개혁안이 시행될 경우 3백억 유로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년이 62살로 연장되는 2018년이 되면 연금 재정이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프랑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연금개혁안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군요.

답) 노동계와 좌파 정당들은 연금개혁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개혁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노동계의 반대 시위가 시작됐고 이달 말에도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입니다.

) 노동계와 좌파 정당들의 반대 논리는 뭡니까?

답) 60살 정년은 세는 프랑스의 사회적 진보를 상징하는 제도라는 게 노동계와 좌파 정당들의 주장입니다. 지난 80년대 미테랑 대통령 시절에 정년이 65살에서 60살로 낮춰진 뒤 삶의 질이 높아졌는데, 정년이 다시 늦춰진다면 사회가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보수주의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시장의 눈치를 보느라 노동자들에게 불공정한 정책을 내놓았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 사르코지 대통령이 시장의 눈치를 봤다는 건 무슨 얘긴가요?

답) 프랑스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서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고 유럽연합에서 큰 소리를 치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최근 들어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스페인과 헝가리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유럽발 금융위기가 나타났는데요, 프랑스도 재정 적자가 국민총생산의 7.5%나 되기 때문에 느긋한 상황은 아닙니다.

) 프랑스 정부는 노동계와 좌파 정당들의 비판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연금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다른 유럽국가들이 이미 똑같은 개혁 조치를 취한 만큼 프랑스만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입장입니다. 게다가 정년을 62살로 연장해도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빠른 편이라고 프랑스 정부는 반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은 67살, 영국과 이탈리아는 65살로 정년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를 1% 더 올려서 연금 재정을 확충하는데 쓸 계획인 만큼 연금개혁안이 노동계에만 부담을 지우고 있지는 않다고 프랑스 정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 연금개혁안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개혁안은 언제 확정되는 겁니까?

답) 연금개혁안은 다음 달 각료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9월 의회에 제출됩니다. 연립여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개혁안이 통과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의회 표결에 맞춰 전국적인 시위를 예고하고 있고, 좌파 정당들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년을 60살로 돌려 놓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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