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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융위기 이후 투자이민 급증


미국의 소형 항공기 부품 조립업체 (자료사진)

미국의 소형 항공기 부품 조립업체 (자료사진)

미국의 금융위기가 해외 투자이민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금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외국인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활성화됐다는 분석인데요. 상생의 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고 합니다.

문) 그냥 이민 간다, 그러면 알겠는데 투자이민 간다, 그러면 다시 한번 묻게 되네요. 그게 정확히 뭔가요?

답) 말 그대로 미국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고 체류신분을 얻는 제도입니다. 얼마를 투자하느냐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10만 달러 정도 투자하면 받을 수 있는 소액투자 비자가 있는데요. 이건 영주권으로 바로 연결되는 투자 형태가 아니구요. 오늘 살펴볼 투자이민은 50만 달러 이상을 들여서 EB-5라는 비자를 받아 영주권까지 얻는 방식입니다.

문) 이민자 입장에선 투자해서 돈 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미국에 계속 체류할 수 있는 영주권을 받겠다는 목적이 크겠네요.

답)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은데 미국의 이민 장벽이 워낙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투자이민 제도를 통해 미국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은 투자자를 얻게 되고, 이민자 입장에선 비교적 손쉽게 영주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주권 취득 대기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하다는 게 큰 매력입니다.

문) 다른 경로로는 몇 년을 기다려도 영주권 받기가 힘든데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래도 투자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요.

답) 그렇죠? 최소한 50만 달러 이상 투자를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영주권을 얻기 위해선 1백만 달러는 돼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나요?) 기존의 투자이민은 투자액이 무조건 1백만 달러 이상이고 10명 이상의 직접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부터 법이 바뀌어서요. 인구 2만 명 이하 지역이나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 대한 투자액은 50만 달러로 낮아졌습니다.

문) 돈 많은 외국인들에게서 투자를 받고 영주권을 내준다, 그런 방식인데 영주권을 확실히 주긴 주는 겁니까?

답) 그게 주의해야 할 대목입니다. 50 만 달러, 1백만 달러 내놓는다고 바로 미국에 영구히 체류할 수 있는 신분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미국 뉴저지 주의 박윤이 변호사의 설명을 들어 보시죠.

“투자이민의 경우 처음에는 2년짜리 한시적인 영주권을 받으시고 후에 고용인을 창출해 내시거나 또는 미국 정부에 큰 순 이익을 주실 경우에만 영구적인 영주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문) 아, 그러니까 투자하고 2년 뒤에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비로소 영주권을 얻는다는 거군요.

답) 그런 조건이 붙습니다. 바꿔 얘기하면 그 요건을 맞추지 못할 경우 그냥 2년 임시영주권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도 미국 투자이민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많은데요. 특히 최근 그런 추세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제 위기, 특히 금융 사정이 좋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미국 미시간 주립대 경제학과의 최재필 교수입니다.

“역설적으로 돈이 필요하지 않은 큰 기업들은 오히려 돈을 빌리기가 쉬운데 진짜로 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은 돈을 빌릴 수 없는 자금경색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문) 예전처럼 은행에서 돈을 잘 빌릴 수 없으니까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이 돈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네요.

답) 예. 미국 각지에 투자이민을 유도하는 ‘지역센터’라는 프로그램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런 기류를 읽을 수 있습니다. 몇 개 안되던 지역센터가 지금 80개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주로 인구가 적고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데요. (50만 달러만 투자해도 된다는 곳들 말씀이죠?) 예. 경제적으로 소외된 곳에 투자 좀 해다오 하는 지역 당국의 절박함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 언뜻 보면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좋은 결과를 이뤄내는, 상생의 과정이 아닌가도 싶은데요.

답) 물론 미국의 투자이민제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거야말로 서로에게 득이 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 아니냐, 이런 입장입니다. 하지만 비판도 있습니다. (비판할 게 뭐가 있을까요?) 결국 돈 내고 체류신분 사는 거 아니냐, 그런 지적입니다. 또 중간에서 돈만 왔다 갔다 할 뿐 실제로 투자와 고용이 이뤄졌는지 의심스런 측면이 적지 않다, 이런 비판입니다.

문) 주로 반이민 단체에서 나왔을 법한 지적들이네요.

답) 실제로 그렇긴 합니다만, 이들의 우려 가운데 공감할 부분도 적지 않다는 분위깁니다. 가령 해외 범죄조직이나 사기단체가 막강한 자금력으로 앞다퉈 미국 체류신분을 얻으려 한다면 어떻게 막겠는가, 그런 지적입니다. 미국이 투자이민 제도를 운용하면서 좀 더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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