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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밀가루 분배 투명성 확인…아이들 영양 상태 안좋아


북한에 지원한 밀가루의 분배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북한을 방문했던 한국 정부 당국자가 현장을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원된 밀가루가 잘 분배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30일 북한에 전달한 밀가루의 분배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정부 당국자가 방북한 결과 분배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입니다.

"방북 인원들은 이곳에서 지원된 밀가루의 배분 및 보관 현황 조리 과정 등을 확인하였습니다. 아울러 우리 측에서 지원한 밀가루가 실제로 제공되고 있으며, 남측에서 지원했다는 점도 알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통일부 조중훈 인도지원과장과 민간단체인 평화대사협의회 인사 등 5명은 북한에 전달한 밀가루 3백t의 분배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닷새간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북한에 지원한 물자 분배 확인을 위해 한국 정부 당국자가 방북한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중훈 인도지원과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전체적인 영양상태는 알 수 없으나 방문한 탁아소와 유치원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외견상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조 과장은 방북 사흘째인 지난 27일 함경북도 정주시에 있는 남철 유치원과 동문탁아소, 2.16 제련소유치원 등 세 곳을 방문했습니다.

조 과장은 또 북한이 분배 투명성 확인에 상당히 협조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들이 밀가루를 먹는 모습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매일 밀가루가 얼마나 지급되는지, 창고에 사전에 약속한 밀가루가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또 밀가루 포장지에 제조 장소와 함께 지원한 단체의 이름이 표시돼 있어 북측 관계자들이 남한이 보낸 물자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과장은 다른 대북 지원에 대해서도 분배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당장 대북 지원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영유아를 비롯한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민간단체의 지원을 허용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을 재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식량지원은 여전히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중훈 과장은 방북 기간 동안 북한이 공식적으로 지원 확대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분배 확인을 위한 방북이었던 만큼, 남북관계를 위한 협의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과장은 방북 기간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와 정주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탁아소, 유치원 관계자 등을 만났습니다.

조 과장은 이 밖에 평양과 신의주를 잇는 고속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탁아소와 유치원에 난방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정부 당국자가 방북해 분배 확인을 하는 것은 지원 물자의 분배 투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추가 방북 여부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로선 추가 방북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평화대사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주시와 탁아소 아이들의 부모들이 고마움을 표시했다"며 "통일부 관계자의 방북은 대북물자 지원에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협의회 측은 지난 13일 밀가루 3백 t을 북한에 보낸 데 이어 다음 달 1일 개성을 통해 정주시에 밀가루 3백t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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