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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정부 차원 대북 식량 지원 계획 없어’


WFP의 대북 식량 지원 (97년 6월)

WFP의 대북 식량 지원 (97년 6월)

세계식량계획, WFP가 최근 북한 식량 실태 조사 결과를 미국과 한국 정부에 설명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북한이 긴급한 식량난에 처해 있다는 유엔 기구의 발표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계식량계획, WFP가 최근 북한 식량 실태 조사 결과를 미국과 한국 정부에 보고한 가운데 한국 통일부가 정부 차원의 대북 쌀 지원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28일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습니다.

앞서 유엔은 지난 24일 6백만 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긴급한 식량 지원 필요성에 처해 있다면서 43만 t의 국제적 지원을 권고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다만 지난 해 11월 연평도 사태 이후 보류했던 민간단체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조만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민간단체들의 지원을 재개하는 부분에 있어선 민간단체들의 요청도 있지만 우리도 관련 사항을 적절성이나 시기 내용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민간 차원의 지원을 재개하더라도 대상을 영유아와 임산부 등에 한정하고, 품목도 이들에게 필요한 것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입니다. 통일부는 연평도 사태 이후 수송이 보류됐던 밀가루 의약품 분유 등 15개 지원사업을 우선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미국 정부와 긴밀한 조율을 거쳐 나온 것으로, 미국 정부도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이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변한 것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의 실질적인 수요가 어떠한 상황이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 두 번째는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 그리고 그 외에 북한의 여러 가지 정치, 경제적인 상황 등을 감안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일관된 미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27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긴급한 식량난에 처해 있다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들의 발표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WFP는 지난 25일 북한에서 실시한 식량 조사 결과를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에 보고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특히 WFP가 북한 식량평가의 근거로 제시한 배급량과 도정률, 하곡 수확량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급량의 경우 WFP가 제시한 기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지나치게 높게 잡아 식량 부족분이 커졌고, 도정률도 한국에 적용되는 28%가 아닌 35% 이상을 적용해 전체적인 생산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겁니다.

또 WFP가 보리와 밀 등 하곡 수확량이 혹한으로 인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전체 곡물 생산량에서 하곡 수확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한 점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주요 국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WFP가 북한이 요즘 군량미 헌납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인민들과 달리 북한군은 충분한 양의 쌀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특히 최근 북한의 쌀 지원 요청이 내년 강성대국을 앞둔 비축용의 성격이 강하다는 데 미-한 당국의 인식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WFP 대표단이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8일부터 한국을 방문해 사흘 간의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WFP 도너 릴레이션국의 테리 도요타 국장 등 대표단은 28일 한국 농림수산식품부와 대외 무상원조를 전담하는 한국국제협력단을 방문해 WFP의 국제 구호활동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어 오는 30일에는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국장과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도 만날 예정입니다.

대표단 가운데는 최근 식량 조사를 위해 북한을 다녀온 핵심 실무 책임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한국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을 요청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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