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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미 국방전략과 한반도 – 1. 미-한 군사협력 영향


새 국방전략을 발표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가운데)

새 국방전략을 발표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가운데)

작고 군살 없지만 세계 최강의 병력, 미국이 이달 초 발표한 새 국방전략의 핵심입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 같은 전략이 미국의 한반도 방어 역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알아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미군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5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미 국방부 브리핑룸을 방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국방전략의 기본 방향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지역을 희생시켜 가면서 국방예산을 감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군 규모는 줄이되 세계 최강 수준은 유지하겠다는 전제 하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둔군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지상군 병력이 감축됨에 따라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규모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입니다.

미 국방부는 그러나 이 같은 의구심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섰습니다. 새 국방전략 발표 당시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의 발언입니다.

파네타 장관은 미군이 이란과 한반도 돌발 상황에 동시에 대처하고 승리할 수 있다며 논란의 소지를 일축했습니다.

국방예산 삭감으로 한반도 안보가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는 미군 당국의 공약은 이후 사나흘 간격으로 이어집니다.

9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같은 날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 11일 캐슬린 힉스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

표현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국방부 지도부의 잇따른 입장 표명은 미군의 한반도 전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강한 신호로 읽혔습니다.

해군 당국의 입장도 주목 받았습니다. 서태평양은 미 해군의 최전선이라며 국방부의 아태 지역 중시 전략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미 해군은 현재도 아태 지역에 전력을 최대한 집결시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는 조너선 그리너트 해군참모총장의 지난 10일 발언입니다.

개별적으로 입장 표명을 거듭해 오던 국방부는 지난 13일 한국 등에 대한 미군의 방어 의지와 능력을 강조하는 기자간담회를 마련했습니다.

미국의 아태 지역 우선정책을 지역별로 설명하기 위한 이 간담회에서는 특히 한반도에서 미군의 역할에 큰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한국이 어떤 위협에 직면하더라도 이에 맞설 수 있는 모든 전력을 갖추고 있다.” “위급 상황 발발시 미국은 동맹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국방전략의 무게 중심은 이제 아태 지역이다.”

국방부 마이클 쉬퍼 동아시아 부차관보와 로버트 쉐어 동남아시아 부차관보가 번갈아가며 강조한 대목들입니다.

이날 열린 간담회의 상징성은 “미-한, 미-일 동맹은 미국의 아태 지역 전략의 초석”이라는 쉬퍼 부차관보의 발언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군 당국이 거듭 강조하는 아태 중시 전략과 한반도 방어 의지가 단순한 수사만은 아니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합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새 국방전략으로 인해 미군의 한반도 전력이 당장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차 교수는 미군 당국의 거듭된 공약과 불확실한 한반도 상황, 한층 굳건해진 미-한 동맹 등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이 낙관적인 견해는 구체적인 미-한 연합전력과 관련된 두 가지 사안에 다다르면 다소 위축됩니다.

우선 미국과 한국간의 방위비 분담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새 국방전략이 미국의 재정난이 심각해진 데 따른 효율적인 국방예산 운용 방침에서 비롯된 만큼 한국과 방위비 분담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13일 열린 국방부 기자간담회는 아태 지역 중시 정책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음에도, 당국자들은 이 부분과 관련해 에두른 답변만을 내놨습니다.

한국에 국방비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피한 채, 미-한 양국이 효율적이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동맹을 갖출 것이라는 식으로 대답을 얼버무린 겁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감축이 없더라도 한국의 방위비 분담 비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미국의 국방안보 연구소인 랜드연구소의 앤드루 스코벨 선임 연구원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력 변화 가능성을 낮게 봤던 빅터 차 교수도 앞으로 방위비 분담을 둘러싼 미국과 한국간 협상만큼은 난항을 예상했습니다.

미국의 새 국방전략에 잠재된 또 다른 문제는 미-한 양국이 전면전 상황에 대비해 짜놓은 ‘작전계획 5027’이 앞으로도 유효할지 분명치 않다는 점입니다.

‘작계 5027’은 지상군을 포함, 미군 병력 총 69만 명을 한반도에 파견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립 안젤로대학의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교수는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미 국방비 삭감 등을 고려할 때 작전계획 원안 그대로 이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불확실성이 이번 국방부 보고서의 본질은 아닙니다.

우선순위를 유럽과 중동에서 아시아태평양으로 이전한다는 게 새 미군 전략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군의 한반도에 대한 무게 중심이 약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북한을 “활발히 핵 개발을 추구하는” 세력으로 간주하고,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동맹국과 지역국가들과의 협력을 내세우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막대한 재정적자가 직접적 원인이 된 새 미군 전략. 미국이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흐름을 반영하고 다시 지도국으로서의 위치를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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