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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버마에 외국투자 급증


버마 정부가 개혁 조치를 취하면서 외국인 투자도 몰리고 있습니다. 북한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가 개혁개방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버마가 세계 최고의 외국인 직접투자 대상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현재 어느 정도인가요?

답) 버마는 지난 해 3월 민간정부 출범 이후 민주화와 개혁개방에 나서기 시작했는데요,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버마가 외국인 투자를 허용한 1988년부터 2010년까지 22년 동안 누적된 외국인 직접투자액이 85억 달러에 불과했었는요, 올해 1월 현재 4백4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1년 만에 무려 3백 19억 달러나 늘어난 것입니다.

국가 별로는 중국이 1백40억 달러로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고, 태국이 1백억 달러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 밖에 홍콩 (63억 달러), 한국 (30억 달러), 영국 (26.6억 달러). 싱가포르 (18.2억 달러) 순입니다.

문) 미국의 경우는 어떤가요?

답) 네, 미국 기업들의 버마에 대한 직접 투자는 미미한 편이었습니다. 그 동안 미국이 버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주도했기 때문인데요, 지난 해 10월을 기준으로 한 누적 투자액이15개 기업, 2억4천4백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문) 버마에 대한 전체 외국인 투자의 1%도 안되는 것인데요,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버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했기 때문인데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미 국무장관] "Today we say to American business: Invest in Burma..."

미국 기업들에게 버마에 투자하라고 촉구한 것인데요, 클린턴 장관이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버마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거래와 투자, 수출 등과 관련한 미국의 대 버마 경제제재를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한 말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버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문) 이미 버마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최대 기업인 제네럴 일렉트릭 GE는 18일, 버마 정부와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보건,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에너지기업 와마르 인터내셔널의 나빌 바라카트 회장도 지난 주 버마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화력발전소 보수 공사 사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 사도 아시아 사무소를 통해 버마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문) 이처럼 버마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투자가 몰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크게 3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요, 첫째는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입니다.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의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자 기업들이 버마와 캄보디아, 라오스 같은 나라들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는 버마에 천연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버마는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3.5배인데다,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자원과 석탄과 구리,우라늄 같은 광물을 갖고 있는데요, 그 동안은 선진국의 경제제재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개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구 6천만 명의 버마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도 지니고 있는데요, 최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 버마 정부가 취한 경제 분야의 개혁도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됐겠지요?

답) 그렇습니다. 버마는 정치적 민주화와 함께 경제 개방을 추진했는데요,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가 핵심이었습니다.

지난 해 1월에 경제특구법을 제정했고요, 지금은 14년 만에 외국인투자법을 개정해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데요, 외국인이 개인소유 토지를 임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투자 이후 5년간 세금을 면제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부터는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관리 변동환율제를 도입해 투자에 따른 위험을 없앴습니다. 버마 정부는 이와 함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와 개발협력을 요청했는데요, 최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버마를 방문한 주요 이유도 경제 문제였습니다.

문) 버마의 성장 잠재력과 개혁개방 노력이 버마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확대로 이어졌다는 얘기인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떤가요?

답) 앞으로 외국인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이 대부분의 버마 제재를 유예하기로 결정했고요, 일본 또한 버마와 투자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는데요, 버마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민주화와 개혁개방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버마 제재를 전면 해제하지 않고 단지 유예한 것도 앞으로 버마의 개혁이 후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버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동영상 회의에서 미국의 그 같은 입장에 동조했습니다.

[녹취: 수치 여사 버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I sometimes feel that things that people are too optimistic…."

수치 여사는 사람들이 버마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며, 버마의 민주화 과정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민주화, 개혁개방과 함께 버마에 외국인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이연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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