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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 민간교류도 차단


북한이 한국 군의 서해상 사격훈련 등을 이유로 민간 차원의 교류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는 27일부터 예정된 미-한 합동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날 때까지 민간 차원의 교류도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북한이 최근엔 민간 차원의 교류도 잇따라 차단하고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대표단이 지난 21일 개성을 방문했지만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들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해외로 약탈당한 문화재의 공동 환수 문제 등을 협의하기로 북측과 사전에 합의했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만남이 불발된 이유는 한국 군의 해상 사격훈련에 대한 북측의 불만 때문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21일 방북해 3.1절 공동행사 개최 문제를 논의하려 했던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도 북한의 갑작스런 거부로 방북이 무산됐습니다.

북측은 방북 전날인 20일 오후 ‘조선반도에 일촉즉발의 정세가 조성돼 실무협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신문을 통해 알려왔습니다.

북한은 또 한국 민간 지원단체들의 물자 전달을 위한 협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물자 전달과 방북 등을 협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북한에선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한국 군의 군사훈련 등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국 정부의 조문 태도를 문제 삼으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민간 차원의 교류는 허용해왔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한국 군의 해상 사격훈련에 이어 오는 27일부터 미-한 합동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예정된 상황에서 북한이 당분간 민간 차원의 교류에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일 전선서부지구사령부 명의로 한국 군의 해상 사격훈련을 겨냥해 “군사적 도발이 시작되면 무자비한 대응 타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일부에선 북한 새 지도부가 남북관계 밑그림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거나 당국간 경색 국면이 민간에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이 대남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남북대화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판단한데다, 정책이 추진될 경우 책임질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며 남북한 정치행사가 마무리되는 4월쯤 대남 관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물자 반출을 승인했습니다.

통일부는 22일 민간단체인 나눔인터내셔널이 황해북도 강남군 인민병원에 6만2천 달러 상당의 엑스레이 기기를 지원하는 건과 유진벨재단이 신청한 평양과 평안도 내성결핵센터에 7천9백 달러 상당의 의약품 반출을 승인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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