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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높은 관심”


서울에서 북한자유주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는 북한 등 지구촌의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의 국제 인권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탈북자 출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연설에서, 국제사회가 핵 보다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구촌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전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인사들이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 모였습니다. 심각한 인권 문제를 개별 정부와 유엔에만 맡길 수 없다며, 민간단체들이 26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국제회의를 개최한 것입니다.

오는 29일 끝나는 제 2회 오슬로 자유포럼에는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과 인권운동가 등 전세계 20여개국에서 30명의 연사가 참석했습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탈북자 출신의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26일 연설에서 북한 내 정치범 관리소의 참혹한 실상을 알리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강철환: “사람들은 지진과 같은 눈에 보이는 참상은 쉽게 이해하지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폐쇄돼 있고 공개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15호 요덕 관리소 혁명화 구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10년 간의 관리소 체험을 기록한 책 ‘평양의 어항’이 여러 나라에서 출간돼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강 대표는 독일의 옛 나치 정권이 수 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강제 수용소를 언급하며, 북한에서는 그 참혹한 고통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한 채 정치범 수용소에서 죽어 나가는 그 사람들만큼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류가 히틀러의 아우슈비츠 같은 수용소를 두 번 다시 허용하지 않기로 약속한 만큼, 지금 김정일의 정치범 수용소는 정말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슬로 자유포럼의 행사 진행을 총괄하고 있는 알렉스 그레드시테인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핵 문제의 그림자에 가려있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빛이 비춰지길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대표는 이날 연설 뒤 가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인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에 놀라울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참상이 일반 국가에 비해서 너무 심각하다는 데 이제 인식을 다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연설자들 가운데) 언론 인터뷰도 제일 많이 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인사도 나누고. 그 분들이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여러 참상에 대해 아픔을 공유하고 그 것을 치유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웠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오슬로 자유포럼을 주최한 ‘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의 도어 할보르센 회장은 개막식에서, 이 행사는 인권을 탄압하는 정부들과의 전투라고 말했습니다.

인권을 탄압하는 정부들은 자유 운동가인 메신저가 전하는 메시지들을 두려워해 행사에 참석한 연사들을 범죄자로 규정하고 살해하려 있지만, 누구도 결코 이에 굴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할보르센 회장은 힘겹게 싸우는 인권운동가들에게 힘을 불어 넣고, 기업가와 예술가 등 다양한 전문 인력들이 국제 그물망을 형성해 인권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 것도 감추지 않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논의하는 노르웨이의 국가 전통이 이런 목적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철환 대표는 이번 회의가 국익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하는 다른 행사들과 달리 매우 순수하게 진행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오슬로 자유포럼은 그야말로 인권 문제. 뭐 국익이나 이해관계를 떠나서 전세계에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인류가 정말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정말 순수한 포럼인 것 같아요.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평범하게 자국에서 독재권력과 싸우는 투사 같은 사람들이 많이 왔더라구요.”

주최 측은 노르웨이 정부 등의 후원을 받아 노벨상 수상자들이 전통적으로 묶는 오슬로 번화가의 그랜드 호텔을 연설자들에게 숙소로 제공했습니다. 자유와 인권을 위해 최전선에서 힘겹게 투쟁하는 연설자들에 대한 작은 선물이란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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