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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부 추가 개혁안 제시… 시위 계속


7일에도 시위를 벌이는 카이로 시민들

7일에도 시위를 벌이는 카이로 시민들

30년 간 장기집권 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인들의 시위가 7일로 14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가 야권단체들과의 협상 이후 여러 개혁 조치들을 발표하면서 반정부 시위는 위세가 다소 약화되는 양상입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이집트 정부가 새 내각을 구성한 이후 첫 전체 각료회의가 7일 열렸죠? 중요한 발표가 있었습니까?

답) 네, 무바라크 정권은 7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공무원들의 봉급과 연금을 15%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사미르 라드완 재무장관은 이를 위해 미화 약 9억 6천만 달러를 책정했으며, 4월부터 6백만 명의 공무원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 공무원들의 월급을 인상한 이유가 뭡니까?

답) 국민들의 불만을 어떡하든 잠재우기 위해서입니다.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는 심각한 경제난에서 시작됐는데요. 특히 공무원들의 경우 정권을 떠받치는 주요 세력이지만, 급속한 물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월급 인상은 미미해 불만이 높아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문) 그러니까, 우선 공무원들을 회유하려는 것이군요. 그밖에 또 어떤 개혁 조치들이 발표됐습니까?

답) 예. 무바라크 대통령은 7일 국회와 고등법원에 지난 해 11월 실시된 총선과 관련한 부정 사례들을 재조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검찰은 또 오는 8일부터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각료 3명과 집권 국민민주당 고위 관계자 1명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문) 부정부패를 척결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군요. 휴일인 6일에는 정부가 처음으로 야권과 권력이양 협상을 시작하고 타협안을 제시했죠?

답) 예.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이 6개 야권단체들과 공식 회의를 열었는데요, 야권 최대 세력이면서 불법단체로 규정돼 온 이슬람 형제단이 참여했습니다. 양측은 우선 사법부 인사들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개헌위원회를 구성해 다음 달 첫 째 주까지 개헌안을 마련키로 했습니다. 또 언론자유 보장과 비상계엄 해제에도 합의했습니다.

문) 야권은 이 같은 합의 내용에 만족하고 있나요?

답) 지금까지 정부의 대화 제의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던 이슬람 형제단이 협상에 참여한 것 만으로도 큰 양보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슬람 형제단은 그러나 이번 회의가 대화의 첫 단계일 뿐, 자신들의 핵심요구는 여전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슬람 형제단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과 의회 해산 등 자신들의 요구에 정부가 진전된 입장을 보일 때만 추가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야권단체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답) 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청년단체들과 재야 인사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이번 협상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술레이만 부통령은 이슬람 형제단의 요청으로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을 협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때문에 야권 내에서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정부가 발표하는 개혁 조치들이나 야권과의 협상이 시위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를 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 당장은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수도 카이로 중심가의 ‘자유의 광장’에는 7일에도 수 천명의 시위대가 집결했습니다.

이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정당들은 자신들을 대변할 수 없다며, 시민혁명은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 규모는 최대 25만 명이 모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시위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많이 지쳤고, 또 정부의 조치들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문) 지난 주에는 친정부와 반정부 세력간 유혈충돌이 극심했는데, 7일에는 어땠나요?

답) 두 세력간 유혈충돌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군 당국이 광장 주위에서 압박수위를 높여서 반정부 시위대와 기싸움이 가열됐습니다. 군이 공중으로 경고사격을 가하기도 했고요. 군은 또 ‘자유의 광장’ 주변에서 차량 운행을 재개하기 위해 시위대가 확보한 공간을 밀고 들어갔습니다.

문) 수도 카이로는 시위로 일주일 넘게 마비 상태에 있었는데요. 이제 다시 차량이 다니기 시작하는가 보죠?

답) 예. 자유의 광장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7일 아침에는 처음으로 출근 길 교통체증도 일어났고요.

특히 6일부터 많은 상점들이 문을 열었고 기업들도 정상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은행들 또한 부분적으로 업무를 재개해서 현금을 찾으려는 시민들이 인출기 앞에 길게 늘어선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문) 앞으로 시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까?

답)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사태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 아닌 점진적인 권력이양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위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데다, 야당이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유리한 사태발전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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