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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 통일장관 실명 비난


지난 2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는 류우익 통일부장관
지난 2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는 류우익 통일부장관

북한이 한국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실명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대남 비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대남 비난을 중단하고 대화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11일 한국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실명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논평에서 류우익 장관이 북한의 현실을 왜곡, 비하하면서 대결적인 흉심을 드러내는 말을 늘어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류 장관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한 것은 류 장관의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류우익 장관은 지난 9일 남북 경협기업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북한의 대남 비난과 관련해 “북한이 지도자를 잃고 당황하는 가운데 나오는 어려움의 토로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조만간 내부를 정리하는 대로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류 장관이 최근 남북관계의 주체는 남북한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통일부 장관이 되자마자 찾은 것은 동족이 아니라 외세였다며, 이는 대결을 위한 외세와의 공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대남 비난을 중단하고 대화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작년 11월 8일 구국전선에서도 실명을 거론한 사례는 있었으나 이름 석자를 인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부는 일일이 여기에 대해서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고요. 다만, 정부가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대화를 할 의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대남 비난을 중지하고 협력의 길로, 대화의 길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올해 남북협력기금 예산에 당국 차원의 대북 지원용으로 4억 7천만 달러를 편성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의 자연재해 지원 명목으로 1천 3백만 달러가 새로 반영됐습니다.

이는 통일부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밝힌 북한의 재난재해 협력 구상에 따른 것으로, 백두산 화산이나 수해 방지, 산림 협력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입니다. 자연재해 지원 예산을 뺀 나머지 4억 5천 7백만 달러는 식량과 비료 지원용입니다.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지난 해보다 약 1천 7백만 달러 가량이 늘어났습니다.

이 같은 예산 편성에도 불구하고 냉각된 남북관계로 실제 대북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한국 정부는 해마다 쌀 40만 t과 비료 30만 t을 기준으로 지원 예산을 책정해왔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당국 차원의 쌀과 비료 지원은 한번도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취하기 전까지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북한이 현재 내부적으로 안정돼야 하기 때문에 일단 한국과 섣불리 관계를 맺는 것이 내부 안정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구요. 북한 입장에선 한국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잘못했다는 인상을 계속 주는 것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주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부에선 북 핵 6자회담에 진전이 있을 경우 북한의 대남 비난도 다소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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