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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북한,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


19일 미국 국무부에서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
19일 미국 국무부에서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인신매매와 관련해 10년 연속 최악의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북한이 인신매매에 대해 사법 처리와 피해자 보호, 예방 노력을 하지 않고 있고, 강제노동을 정치적 압제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가 19일 전세계 186개 나라의 인신매매 실태를 조사한 연례보고서, '2012 국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3등급 국가로 분류됐던 북한은 올해도 최악의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 퇴치를 위한 사법처리와 피해자 보호, 예방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강제노동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북한 정부가 정치적 압제의 수단으로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정치범 관리소 등 수용소 내 강제노동에 직접 개입하고 있을 뿐아니라,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직업을 배정하기 때문에 직업을 선택하거나 바꿀 자유조차 없다는 겁니다.

최근 노동과 임금 착취 문제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해외 파견 근로자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러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중동과 동남아시아, 몽골 정부 등과 계약을 맺고 해외 파견 근로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많은 근로자들이 철저한 감시 속에 이동과 소통의 제한을 받으며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근로자들의 임금은 개인이 아닌 정부의 계좌에 입금되고, 각종 자발적인 기여금 명목으로 정부가 임금을 대부분 갈취하기 때문에 근로자는 임금의 극히 일부만을 받는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는 1만에서 1만 5천 명의 북한 벌목공들이 연간 이틀만의 휴식을 받은 채 노동에 투입되고 있다며, 생산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내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실태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많은 북한 여성들이 강제 결혼과 성매매에 희생되고 있으며,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피해 여성들은 보호는커녕 오히려 처벌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국무부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인신매매 문제를 인정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예방 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강제수용소를 폐쇄하고 주민들 스스로 직업을 선택하고 직장을 떠날 자유, 공정한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주민들을 인신매매의 덫에 취약하게 만드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민간단체들의 보호 활동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186개국 가운데 북한과 함께 이란과 수단, 예멘, 짐바브웨 등 총 17개 나라를 3등급에 분류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가해자 사법 처리와 피해자 보호, 예방 노력을 충실히 이행하는 1 등급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전세계에 아직도 2천 7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현대판 노예로 인신매매에 희생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클린턴 장관] “Today It’s estimated as many as 27 million…

클린턴 장관은 인신매매 퇴치는 자유와 정의를 바로 세우고 피해자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일이라며, 미국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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