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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운동가들, “북한 내부 탈북자 단속 느슨해져”


미국과 한국의 일부 탈북 지원단체들이 한동안 주춤했던 탈북자 지원 활동을 다시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단속이 지난 달부터 약간 누그러진데다 강을 건너기 쉬운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한 기독교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10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초 부쩍 강화됐던 북한의 내부 단속 수위가 지난 달부터 서서히 풀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나아진다는 게 어디가 나아지느냐 하면 국경 지역이 아니라 북한 내부예요. 감시를 이중삼중으로 하고 있다가 이제 시간이 지나니까 완화가 됐다는 얘기예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띄우기 등 북한 정권이 주력했던 행사들이 끝나면서 탈북자 가족이나 탈출 시도에 실패했던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집중 감시도 느슨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 내 고아나 소녀들에 대한 구출 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좀 느슨해져서 아 이제는 움직일 때가 됐다 하고 판단하는 거죠. 그리고 또 넘어올 때 강도 겨울이니까 얼잖아요. 넘어오기도 쉽고 그래서 다시 시작을 하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인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접촉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돈 벌려고 나오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활발한 것 같아요. 여권 갖고 나오는 방문자들이죠.”

최근 한국의 일부 대북매체들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차기 후계자 김정은의 배려로 일반 주민들의 중국 여행이 다시 본격화됐다고 전해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 내 친인척을 방문하는 많은 북한인들이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거기서 자기들 생각에는 필요한 것들을 얻어서 돌아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와서 보니까 그런 게 되지 않으니까 이 사람들이 국경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왜? 손에 잡은 것은 없고 더구나 중국에 올 때 이곳 저곳 돈 빌려서 여권을 만들었는데. 그러니까 돈을 만들기 위해 거기에 스톱돼서 있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이런 가운데 한국의 한 탈북 지원단체는 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 개막을 앞두고 북-중 국경 지역의 경비가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대폭 강화되는 모습은 아직 목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기가 무슨 특별히 탈북자 전문 검색 체포기간이다. 이렇게 보는 건 좀 그렇고. 원래부터 강경했고, 그 것은 쭉 이뤄졌던 거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이란 겁니다. 지금도 계속 (탈북자가) 넘어오고 있고 계속 잡혀가고 있죠.”

북-중 국경 지역의 소식통들과 거의 매일 소식을 주고 받는다는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특히 도강이 매우 쉬운 한 도시가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잠시 돈을 벌어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한 많은 탈북자들이 이 도시를 경유지로 삼고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인신매매 조직들이 이 도시에 활개를 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북성이나 이런 쪽에서 특별히 사람이 3-4백 명 필요하다 하면 그럼 00시에 가서 사람을 사고, 또 한동안 있다가 어느 지역에서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하면 또 00시로 사러 가고 이런 식으로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잠시 넘어온 북한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알아봐 주겠다거나 부자들과 결혼시켜 주겠다고 속여 북한 여성들을 매매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편 이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중국행 도강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년처럼 한국행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브로커들이) 운이 없어서 많이 잡히셨죠. 이상하게 올해. 많이 잡혀서 활동에 제약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됐고. 지금도 여전히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많은데 단지 돈이 없어서 못 오는 거구요. 지금 잘 아시겠지만 한국이나 미국의 교회들이 과거처럼 탈북자 구출을 위해 돈을 쓰지 않거든요.”

중국 당국의 꾸준한 단속으로 탈북 중개인들의 숫자가 크게 줄었고, 탈북자 구출을 지원했던 기독교 교회들이 재정 부족과 한국에 입국한 일부 탈북자들의 언행에 실망해 지원을 대거 중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중국과 북한에 구출을 기다리는 수 백 명의 북한인들을 확보하고 있지만 재정 부족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한국행 탈북자는 지난 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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