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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단체 어제와 오늘 IV] 남한 사람들이 바라보는 탈북자 단체


한국 내 탈북자들의 수가 곧 2만 명에 이를 전망입니다. 더불어 한국 내에서 탈북자들이 스스로 만든 민간단체들도 그 수가 늘어 현재 수 십 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네 차례로 나눠 ‘탈북자 단체들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한 특집방송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네 번째 순서로 ‘남한사람들이 바라보는 탈북자단체’ 편을 서울의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그러니까 그냥 광고 전단지가 아니잖아요, 문구도 굉장히 자극적이고,,, 정치적으로 정부나 이런 데서 잘 하고 있는데 그런 찌라시 왜 보내느냐 이런 딴죽을 걸 것도 같아서 민간단체에서 하는 것은 별로 좋게는 안 보였어요.”

“폐쇄된 북한사회에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게 흔치 않은 일인데 그런 의미에서는 굉장히 잘 하고 있고 …”

남한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가 긴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 전단 보내기 사업은 남한 사람들 사이에 이처럼 찬반 논란을 낳았습니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탈북자 단체 수가 급증하고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남한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통일부가 파악하고 있는 남한 내 탈북자 단체 수는 30여개. 북한 민주화를 위해 정치활동을 하는 단체, 남한사회에서의 정착을 자기들끼리 돕기 위해 만든 자활단체 등 저마다의 목표를 갖고 탄생한 이들 단체들의 활동은 남한 내에서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탈북자 단체들의 활동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대목은 이들 단체들이 각종 토론회나 책 출간 등을 통해 남한 사회는 물론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 당국이 그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이 수용소의 참혹한 실상을 낱낱이 고발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남한 내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탈북자 단체들이 수집하고 있는 북한 내부 정보가 남한 사회의 북한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국내에 탈북자들이 대거 들어옴으로써 남한 사회가 그만큼 북한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졌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탈북자 중에는 북한 고위층과 선이 닿는 사람들도 있어서 최근에 와서 대북 정보 수집력은 그런 탈북자들 덕택에 높아졌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또 탈북자들이 만든 대북 방송 등의 활동이 남한 등 외부사회의 실상과 북한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 사회에서 탈북자 권익을 지키는 데도 탈북자 스스로 만든 단체들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입니다.

남한 내 민간단체인 기독교사회책임의 김규호 사무총장은 의료나 정착지원금 문제 등 남한 당국의 탈북자 지원 정책이 탈북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때 탈북자 단체들이 이를 지적하고 시정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에 취직을 하면 의료 보호를 상실하게 되는데 직장에서 퇴직하게 되면 다시 의료보호가 살아나야 되는데 이게 안 살아나고 일반 의료보험에 편입이 되는 그런 문제점이 있었거든요. 그 문제도 탈북자 그룹이 계속적으로 정부에 요청을 해서 현재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 전단 살포 사업 등 북한 민주화 운동 탈북자 단체들의 일부 행동은 때론 남한 사회에서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북한의 독재 치하를 견디지 못하고 탈출한 이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남북관계에 민감할 수 있는 행동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공주교대 박찬석 교수는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한반도가 통일을 이루도록 하는 데 탈북자 단체들이 자극적인 행동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꾸준한 활동을 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북한을 변화시켜야 하겠다는 이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변화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면 일시적으로 보여지는 행동보다는 지속적인 운동으로 탈북자단체들이 주변의 관련된 통일단체들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 스스로 할 일들을 찾아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남한 내 북한인권 운동단체인 피랍탈북연대 도희윤 대표는 북한 민주화에 초점을 맞춘 이들 탈북자 단체들이 자기들의 주장을 표현하는 데 미숙한 점은 한국사회가 보완해줘야 한다며, 그런 미숙함 때문에 북한 민주화를 위한 이들의 활동이 깎아 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시민단체하고 역할 분담이라는 차원에서 탈북자 운동가들을 잘 관리하고 적재적소에서 일이 진행되도록 역할 분담을 잘 한다고 하면 북한 스스로 탈북자에 의해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조직체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이등국민’ 취급을 받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탈북자들끼리 뭉쳐야 한다는 배타적인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탈북자 지원과 북한인권 활동을 펴고 있는 남한 시민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영자 사무국장은 탈북자 단체가 남한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탈북자 단체 스스로도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회 적응하는 데 탈북자들이 힘을 모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좋아요. 하지만 자기네만 하는 게 아니고 같이 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너무 그렇게 나누어 버리면 부정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어요.”

남한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탈북자들 안에서도 탈북자 단체 활동의 문제점에 대해 자성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거창한 목표를 앞세워 남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는 점 등은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지적되고 있는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단체들의 활동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만 북한 망명정부를 세운다든지 현실적으로 활동을 통해서 이뤄낼 수 없는 것들을 너무 장황하게 하는 것에 대해선 서로 견제하고 있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남한 내 탈북자 문제 전문가들은 탈북자 단체들 간 경쟁 때문에 부정확한 북한 관련 정보가 걸러지지 않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나 대북 문제에 있어서 정책 제안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아 자기들의 권익 지키기 활동에서 진일보한 자립모델 만들기에도 힘써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이들 단체가 북한의 급변사태나 한반도의 통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성숙한 시민단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영자 사무국장은 “한국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 탈북자단체들이 통일 과정이나 통일 이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통일시대 남북한을 이어줄 지도자들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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