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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노동력 착취될 직장도 없다”


어제, 5월1일은 전세계적으로 노동자들의 노고를 기리는 노동절이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노동 3권과 북한 노동계의 현실이 법규와 일치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노동절을 맞아 북한 노동자의 현실을 최원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북한은 어제 ‘5.1 노동절’을 맞아 중앙보고대회 등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평양에 살다가 지난 2008년에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이숙 씨는 과거에는 노동절 행사를 상당히 성대하게 했지만 최근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지낸다고 말했습니다.

“전세계 노동자들은 단결하라는 노동자 명절인데 전에는 김일성 경기장에서 행진도 하고 했는데 차차 명절 분위기가 없어지고…”

북한은 1948년 건국 초기부터 이른바 ‘노동자 낙원’을 표방했기 때문에 법규만을 놓고 보면 비교적 그럴듯한 노동법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978년 제정된 사회주의 노동법은 8시간 노동과 휴식, 청소년 노동자 보호, 그리고 연로연금 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법규가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의 권익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노동3권 보장과 함께 북한이 국제노동기구 (ILO)에 가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주체사상과 선군정치에 따라 노동자들의 권익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노동기구 가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노동자들의 권익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는 북한 당국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 법은 8시간 노동과 휴식을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들이 3대혁명 붉은 기 쟁취운동, 속도전, 새로운 90년대 속도 창조운동, 100일 전투 등 각종 초과 달성 노력 운동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인총연맹 총재의 말입니다.

“천리마 운동이60년대 시작됐는데 70년대 들어 김정일에 의해 3대혁명 운동, 그리고 또 이 운동이 붉은 기 작업반 운동으로 바뀌면서…”

탈북자들은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노동자들의 노력 동원 보다는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공장과 기업소가 가동을 멈추면서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린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평양교원대학 교수 출신인 탈북자 이숙 씨의 말입니다.

“지금은 8시간이고 12시간이고 일 시키는 것도 없고, 일할 것도 없고,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니까, 국가가 노임 주는 것도 없고, 사람들은 밤이나 낮이나 장사해서 하루벌이 하려고 하고, 8시간 학습은 하려는 것 같지 않습니다.”

국제노동기구는 또 노동자의 직업선택권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헌법 70조도 ‘모든 공민은 희망과 재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며 일자리를 보장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이 같은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시 탈북자 이숙 씨의 말입니다.

“직업 선택은 국가가 정하죠. 1 3년을 군에서 복무하고도 탄광에 인력이 부족하면 그 해 제대 군인은 모두 탄광으로 보내고, 임산이 부족하면 임산으로 보내고,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는 데를, 무리 배치해서, 농촌, 어촌, 광산으로 보내죠…”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그리고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노동자들의 이런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어용기관인 ‘직업동맹’을 제외하면 북한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싸워줄 어떤 조직도 없는 실정이라고 안찬일 총재는 말했습니다.

“임금 문제, 노사 문제 등 북한 노동자들은 자기 노동권에 대해서 시위하고 집회, 그런 결사의 자유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직업동맹 밖에 없으니까, 국제노동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북한에서는 개성공단 근무를 희망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의 당 간부 자제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은 당국에 뒷돈을 주면서까지 개성공단 근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젊은이들이 개성공단 근무를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월급 때문입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4만6천 명의 1인당 월급은 평균 90 달러입니다.

이를 현재 북한의 시장환율 (2천5백원)로 환산하면 북한 돈으로 약 23만원이 됩니다. 북한의 일반 노동자의 월급이 3천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76배에 이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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