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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위 외교당국자들 남북한 방문


평양에 도착해 북한 관리의 영접을 받는 장즈쥔 (좌)
평양에 도착해 북한 관리의 영접을 받는 장즈쥔 (좌)

남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 고위 외교당국자들이 남북한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미군과 한국 군의 키 리졸브 연합훈련 기간 중 북한에 도발 자제를 설득하면서 남북한간 대화 재개를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중국의 장즈쥔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평양을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장 상무부부장의 이번 방문에는 북 핵 6자회담 중국 측 차석대표인 양허우란 한반도 북 핵 문제 전권대사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장 상무부부장은 20일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만수대의사당에서 회동한 데 이어 21일엔 박의춘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오는 23일 서울을 방문합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은 21일 정례 기자설명회를 통해 양 부장이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한-중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비롯한 양자 현안과 동북아 정세, 국제 문제 등의 상호 관심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중국의 고위 외교당국자들이 잇따라 남북한을 찾는 데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이들의 방문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와 28일 키 리졸브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앞둔 시점에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 외교 지도부의 이런 행보는 남북군사실무회담 결렬로 인해 고조된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고 남북 양측에 대화 재개를 설득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을 찾은 장즈쥔 상무부부장 일행이 북한 측에 남북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키 리졸브 훈련을 앞두고 훈련 기간 중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자제시키는 강한 메시지도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북-중 관계 전문가인 성신여대 김흥규 교수는 연평도 사태 이후 중국은 대 한반도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비핵화 보다 한반도의 평화에 둘 만큼 남북간 군사적 긴장 고조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키 리졸브가 예정된 상황에서 북한에서 새로운 군사적 긴장을 야기시키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럴 경우엔 한반도 상황이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그것을 어떻게든 일단은 완화시키고 막겠다는 게 중국의 생각일 겁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즉, UEP 문제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데 중국이 반대 입장을 보인 점을 들어 북한의 군사적 행동 자제를 설득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양제츠 부장의 방한에 앞서 장즈쥔 상무부부장이 먼저 북한을 찾음으로써 북-중간에 협의를 우선시한다는 중국 측의 배려를 북한에 보여준 의미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중국 측이 23일 방한 때 북-중간 협의 내용을 한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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