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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어선, 북한에 뒷돈 주고 불법 조업’


중국 어선들이 북한에 뒷돈을 주고 서해 상에서 불법 어로활동을 해왔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보도는 지난 달 중국 어선 3척이 북한 선박에 나포됐다가 풀려난 것을 계기로 북-중 접경 해역에서의 어로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어선들이 북한에 뒷돈을 주고 불법 어로를 해왔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고요?

답) 네. 중국 내 영향력 있는 주간신문인 ‘남방인물주간’은 2일자 최신호에서 서해 상 북-중 접경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이 많은 랴오닝성 다롄과 단동의 어민들을 현장 취재한 내용을 전했는데요, 중국 일부 어선들이 서해 상에서 북한에 뒷돈을 주고 불법어로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선주들은 서해 상에서 환경오염과 어족 자원 고갈 때문에 중국 쪽 해역에서 더 이상 조업할 수 없게 되자 북한 해역에 들어가 고기잡이를 하는 대가로 북한 측에 돈을 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입니다. 단동 지역의 한 선주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쪽 바다는 이미 싹쓸이 조업으로 고기가 없어서 북한 해역에 갈 수밖에 없다며 단동에서 국경을 넘어 고기잡이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털어 놓았습니다.

문) 그렇다면 중국 선주들이 북한 해역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대가로 북한 측에 건내는 돈이 얼마나 되나요?

답) 중국 단동지역의 어주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단동과 인접한 압록강 하류의 중국 동강과 북한 철산 앞바다에 일종의 어로구역이 형성되는데 중국 어선이 이곳에서 고기잡이를 하려면 작은 배는 하루에 중국 인민폐 1천 위안을 북한 측에 내야 한다고 합니다. 또 100t 이상의 큰 배는 북한 측에 미화 1천 달러를 건네야 한다는 증언입니다. 또 현 시세로는 인민폐 2만 위안을 북한 측에 건네면 2주 동안 이 해역에서 고기잡이를 할 수 있고, 돈을 내지 않는 어선은 압류된다고 중국 선주는 공개했습니다.
문) 압록강 하류의 북한 철산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에 허가권을 내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은 북한 군인들인가요?

답) 중국 단동의 선주에 따르면 철산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들에게 고기잡이 허가권을 내주는 기구는 북한의 철산 수산사무소가 아니라 해안경계를 담당하는 부대라고 말했습니다. 이 선주는 또 북한 측은 미국 달러화를 좋아하지 않고, 인민폐만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달 중국 어선 3척과 어민들이 북한 측에 나포돼 억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뒤 중국에서 이례적으로 반북 여론이 들끓자 양국 정부는 협상에 나섰고, 중국 어민들은 억류 13일만에 풀려났습니다.

문) 그러면 지난 달 서해 상에서 북한 선박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중국 어선과 어민들은 철산 앞바다에서 조업하다가 나포됐던 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북-중 양국은 지난 달 사건 당시 정확한 나포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 매체 ‘남방인물주간’은 중국 선원들이 바로 철산 앞바다에서 조업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나포 당시 중국 선원들의 증언을 인용해, 중국 내 범죄조직과 북한의 일부 부패한 무장 세력이 결탁해 몸값을 노리고 저지른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문) 실제로 지난 달 중국 어선 나포 당시 북한의 무장세력과 중국 내 범죄조직의 결탁 가능성이 제기됐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답) 네. 북한 측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중국 선원들은 어선들을 나포한 북한 무장세력이 이미 중국인 선주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나포 당시 정체불명의 선박이 중국 어선에 접근한 뒤 군복을 입고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배에 오를 당시에도 중국인 선주의 이름을 불렀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피해를 입은 중국인 선주는 북한 사람들이 배에 오르면서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데 그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해역에는 감히 접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죠. 오늘로 (6월4일)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지 23주년을 맞았는데요, 베이징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답) 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톈안먼 시위 재평가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정치적 풍파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명확한 결론이 내려져 있다며 기존 중국 공산당 정부의 견해를 확인했습니다.
류 대변인은 이어 톈안먼 시위 23주년을 맞아 미국 국무부가 아직 구금 중인 수감자를 석방할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아니라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오늘 베이징 도심에서는 공안 당국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경비를 강화했습니다. 시위가 발생했던 베이징 중심의 톈안먼 광장에는 공안과 순찰 차량과 인력이 평소보다 더 배치됐습니다. 또 중국 당국은 톈안먼 시위 희생자 유족를 비롯해 인권운동가와 종교단체 관계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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